"재명이가 잘해야 하는데…" 티 없이 순수했던 제자였다

2025-06-08

李대통령 국민학교 6학년 시절 은사 박병기 선생님 회상

"보수와 진보는 종이 한 장 차이…나라 잘 통합해주길"

"티 없이 순수하고 총명한 학생이었어요"

지난 5일 경북 안동시 법흥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재명 대통령의 초등학교 시절 은사 박병기(73)선생님은 이 대통령과의 지난 세월을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다.

띠동갑인 이들의 사제 간 인연은 1975년 이 대통령이 6학년, 박 선생님은 우리 나이로 25살이던 시절 시작됐다.

안동교대를 졸업한 박 선생님은 1972년 초임지로 경북 안동시 예안면 삼계국민학교(현 월곡초등학교 삼계분교장)에 발령 났다.

그는 "초임 발령지여서 그런지 그 당시 일들은 영화 필름처럼 또렷하게 기억 나는 게 많다"며 "재명이는 가난했지만, 가난에 위축되지 않고 쾌활하고 밝고 순수했다"고 기억했다.

또 "티 없이 순수했다. 할 것 다 하고 공부할 것 하고, 개구쟁이긴 했지만 자기가 할 건 다 알아서 잘했다"라며 "모나지 않고 친구들 사이 신뢰도가 높고 우호적이고 머리가 상당히 총명했다"고 평가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한 반에 37명, 남학생들로만 구성된 학급에 있었다.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던 시절 6교시까지 이어진 수업을 해낼 수 있었던 데는 박 선생님의 열정도 한몫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항상 '정직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라, 꿈을 갖고 그 꿈을 키우라'고 가르쳤다고 회상했다.

박 선생님은 "내 기억에 이 대통령은 한 번도 1등을 못 했다"며 "이 대통령이 살던 동네가 오지인데 태풍이나 장마가 오면 개울물이 불어나서 결석해야 했다. 1등을 하고 싶어도 수업을 빠져 진도를 놓치게 되니 어쩔 수 없었을 거다"라고 설명했다.

박 선생님에 따르면 그는 먼 등하굣길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자주 빌려 갔다고 한다.

졸업 후 이 대통령을 다시 만나게 된 건 80년대 말 학생들이 안동에서 동창회를 하면서다. 제자들은 담임인 박 선생님부터 찾아뵀다.

박 선생님 자신은 원래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이었으나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출마하면서부터 제자를 따라 민주당을 지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보수와 진보라는 게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닌가 한다"며 "생각하기 나름이다"라고 했다.

박 선생님은 "대통령이 되기 전 후보 시절 안동에 와서 본인은 여기서 태어나 태를 묻은 곳이고, (앞으로) 뼈를 묻을 곳인데 왜 안동 사람들은 자신을 이렇게 미워하느냐고 속상해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기에 지역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라며 "우리나라가 너무 분열돼 갈라져 있으니, (이 대통령이) 나라를 잘 통합하고 발전적이고 진취적인 나라, 그래서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선생님은 인터뷰 내내 기자에게 간간이 "재명이가 정말로 잘해야 하는데…, 정말로 잘해야 하는데…"라고 반복하며 웃어 보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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