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차량 추가 구입하는 기존 고객 73%에서 49.9%까지 '뚝'
전문가 "충성도 급락, 전례 없는 일"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지난해 여름 이후 테슬라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급격히 무너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모빌리티의 연구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여름 이후 테슬라 고객들의 충성도가 붕괴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에는 기존에 테슬라 차량을 보유한 가계의 73%가 또 다른 테슬라 차량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7월에는 이 같은 충성도가 꺾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머스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암살 시도 속에서 그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기존 테스랄 차량 보유 가계 중 또 다른 테슬라 차량을 구입하는 비율은 지난 3월 49.9%로 바닥을 찍었다. 이는 업계 평균보다 다소 낮은 수치다. 당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해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수천 명의 연방 공무원을 해고하기 시작한 이후다.

톰 리비 S&P 애널리스트는 "고객 충성도에서 압도적인 선두 기업이 이렇게 빠르게 업계 평균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이렇게 짧은 기간에 급격히 하락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반감은 다른 모습으로도 드러났다.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곁을 지키는 동안 전 세계적으로 테슬라에 대한 불매 운동이 거셌고 테슬라 대리점과 차량에 대한 공격이 이뤄지기도 했다.
테슬라의 매출도 큰 폭으로 위축됐다. S&P에 따르면 올해 첫 5개월간 미국에서 테슬라 차량 판매는 전년 대비 8% 줄었다. 유럽에서는 이 같은 판매량 감소가 더욱 두드러져 상반기 판매량 감소가 33%에 달했다.
지난 5월까지 테슬라 고객 충성도는 57.4%로 반등해 업계 평균을 웃돌았다. 이 같은 충성도는 일본 토요타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쉐보레보다는 낮다. 다만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BBB)'에 반대하며 대통령과 날을 세우며 멀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브랜드 충성도가 급락한 시점으로 볼 때 CEO의 정치 활동이 테슬라의 친환경 성향 고객층을 멀어지게 만든 것으로 분석했다. 모닝스타의 세스 골드스타인 애널리스트는 고객들이 민주당 성향이라면 테슬라 외에도 다른 브랜드를 고려하게 됐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시기에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회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CFRA 리서치의 개럿 넬슨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의 정치 활동 증가에 대해 "매우 시기적으로 안 좋았다"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물론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경쟁이 심화한 시기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넬슨 애널리스트는 시장 점유율 상실과 브랜드 훼손을 어떻게 복구할 수 있을지가 테슬라에 대한 가장 큰 우려라고 강조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