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 수상자는 정통 물리학과 화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 분야의 연구자들이 수상했다. 물리학과 화학을 전공한 연구자가 아닌 AI 분야 연구자가 수상했기에 노벨위원회에서도 역사적으로 고무적인 일로 기록됐다.
올해 들어서도 최대 화두 중 하나인 딥시크에 대한 견제와 우려 또한 AI에 대한 이야기다. 위의 두가지 AI는 '예측형 AI'와 '생성형 AI'로 분류된다.
'예측형 AI'는 정확성과 신뢰성을 지향하고, '생성형 AI'는 창의성과 혁신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하지만 두 AI 모두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설계됐으며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이해와 처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범용인공지능(AGI)을 지향한다는 점에서는 목표하는 바가 같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과학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예측형 AI'는 구체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적화된 방법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산업적 관점의 활용도가 매우 높다. 창의성과 혁신을 지향하는 생성형 AI가 환각(hallucination)현상들로 인해 정확한 정보전달에 취약하다는 점을 보완할 매우 좋은 수단인 것이다.
AI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해 720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어떻게 보면 AI 산업은 자본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이라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뛰어넘을 수 없는 자본경쟁에서 기술적 우위를 다지기 위해서는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국내 과학기술 수준은 매우 높은 수준이며, 연구진들이 생성해온 정밀한 고품질 데이터는 정확한 신뢰성을 요하는 과학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 이에 '예측형 AI'를 활용한 산업적용 방안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상대적으로 하드웨어 요구량도 낮고 틈새시장을 공략하기에는 좋은 도구이기에 예측형 AI는 특정 목적에 맞게 데이터를 정제한다면 바로 적용가능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결국 AI의 산업적 활용이란 명확한 목적이 필수적이고, 이에 기대되는 결과가 잘 도출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많은 부침을 겪었으며, 특히 급작스러운 연구비 삭감으로 인한 타격이 매우 컸다. 그 여파인지 국내 AI 기술에 대한 국제 평가는 2군으로 밀려난 상황이며, 생성형 AI 특성 및 국내 상황으로 보아서 더 이상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힘들어진 상황이다.
높은 과학기술을 갖추고 인력 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 잇점을 살려 이를 데이터화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하며 과학기반 데이터를 활용한 예측형 AI 기술개발을 함께 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으로 AI 실력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생성형 AI와의 협업적 전략을 구사하면 현재의 대한민국이 맞은 세계적 위상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손장혁 인포보스 대표 jasonshon@infobo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