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나미비아 국제협력사업 일환
1차산업·재생에너지·관광 교류키로
지난해 감자 현지시험재배 실시 성과
제주산 감자가 아프리카 나미비아로 건너갔다. 제주도가 나미비아의 국제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시험재배를 실시한 결과 제주산 감자의 현지 재배 가능성이 있는 것을 확인됐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제주산 감자를 나미비아에 보내 시험 재배한 결과 연 2회 재배가 가능한 점을 확인했고, 수량과 품질 면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고 3일 밝혔다.
도농업기술원은 지난해 3월 제주도가 자체 개발한 신품종인 ‘탐나’ 등 감자 4개 품종 440㎏을 나미비아에 보냈다.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이뤄진 1차 시험 재배에서는 검역과 배송 지연으로 파종이 1개월 가량 늦춰진 데다 수확기 서리 피해로 품종별 수확량은 10a당 661∼852㎏으로 낮게 나왔다.
이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이뤄진 2차 재배에서는 품종에 따라 10a당 1577∼2496㎏으로 좋은 성과를 보였다. 이는 나미비아의 최근 5년 평균 생산량인 10a당 1206㎏보다 최대 107% 많은 생산량이다. 특히 더뎅이병 등과 같은 주요 병해 발생도 거의 없었다. 감자 재배 실증은 제주지역 농업회사법인이 맡아 현지에서 진행 중이다.
양성준 도농업기술원 식량작물연구팀장은 “현지 기온이 제주에 비해 높고 건조하지만 지하수가 풍부해 감자 재배 기간 충분한 지하수를 공급하면서 2차 재배에서 성과를 냈다”면서 “1차 시험 재배 때는 검역 등의 문제로 충분한 생육기간을 확보하지 못해 생산량이 적었던 것인 만큼 앞으로 파종 시기를 잘 맞추면 충분히 이모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도는 나미비아 현지에서 제주산 감자가 맛이 좋고 수량이 많은 점, 연 2회 재배가 가능한 점 등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산 감자가 자국의 식량 자급률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재배 확대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현지 시험 재배 사업 중인 농업회사법인과 씨감자 유통을 허용하는 품종 통상실시권 계약 등을 통해 제주산 씨감자 공급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도와 나미비아간 교류는 2023년 4월 나미비아 대통령실 직속기관인 투자진흥개발위원회가 제주를 찾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같은 해 7월 제주 방문단이 나미비아 외교부 초청으로 현지를 찾았고, 10월에는 제주에서 개최된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에 나미비아 대표단이 방문했다. 그 해 12월에는 도와 나미비아 투자진흥개발위원회간 국제협력 의향서를 체결해 1차산업, 재생에너지, 관광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나미비아는 남아프리카 남서북에 위치한 인구 250만명의 대통령 중심제 국가다. 자국에 풍부한 태양광, 풍력 등을 활용해 그린수소와 같은 신재생 에너지를 육성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주산 감자의 나미비아 시험 재배는 재생에너지 구축사업 등에 앞서 나미비아 식량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면서 협력사업의 물꼬를 트는 토대로 활용되고 있다.
양 팀장은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제주산 신품종 감자의 우수성이 입증됐다”면서 “앞으로 ‘메이드 인 제주’ 감자가 나미비아의 식량안보 강화와 농업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