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병' 동남아성장부 출범에도...우리은행 '빅3' 아쉬운 수익성

2025-03-24

[FETV=권지현 기자] 우리은행이 동남아시아 '빅3' 지역에서 이번에도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은행장이 직접 글로벌그룹 '동남아성장사업부'를 야심차게 꾸리며 실적 확대를 기대케 했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은행 동남아성장사업부가 관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은 국내 대형은행간에도 경쟁이 치열한 국가인 만큼 우리은행이 나라별로 좀 더 세심한 기업금융·리테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남아성장사업부는 우리은행의 동남아 3대 법인(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지역의 퀀텀 점프와 상호 보완을 위해 지난 2023년 7월 신설됐다. 은행의 글로벌 공략 선봉장 역할을 맡아달라는 취지도 담겼다. 당시 조병규 전 행장은 동남아성장사업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 "우리은행 새로운 시작의 최선봉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실적 확대를 공언했었다. 올해 취임한 정진완 행장도 동남아성장사업부를 통해 동남아 3대 법인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동남아 '빅3' 순익 하락세 지속

우리은행 동남아성장사업부 소관인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베트남우리은행 ▲캄보디아우리은행 3곳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035.4억원을 기록했다. 2년 전보다 반토막에 가까운 45.9% 줄어든 규모로, 최근 3년래 가장 낮은 성적이다. 지난 2022년 1914.7억원을 기록해 2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뒀으나 이듬해 24.2% 순익이 줄며 1451.6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작년에도 감소세가 이어져 1000억원대를 겨우 넘어섰다.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시장에서 우리은행과 경쟁하고 있는 신한은행이 올해 3곳에서 모두 지난해보다 높은 순익을 거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은행의 부진은 뼈아프다. 신한은행 3곳 해외법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924억원으로, 전년(2497.2억원)보다 17.1% 성장했다.

우리은행 동남아 사업 '빅3' 지역 중 2곳에서 순익이 줄어들었다. 베트남우리은행의 작년 순익은 615.6억원으로 전년(596.9억원)보다 3.1% 증가했다. 반면 은행의 글로벌사업 핵심인 우리소다라은행의 작년 순익은 567.7억원으로 1년 전(602.8억원)보다 5.8% 줄었고, 지난 2023년 251.9억원을 거둔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작년엔 마이너스(-) 147.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캄보디아우리은행은 1년 만에 400억원가량 뒷걸음질 쳤는데, 이는 우리은행 동남아성장사업부 역성장 직격탄이 됐다. 캄보디아 시장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인데, 지난해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캄보디아 시장이 가라앉은 점이 캄보디아법인 실적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연체 관련 이슈로 적자를 냈다"면서 "현재 건전성 관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인니·베트남 시장 영향력 확대 준비

우리은행은 올해 동남아 지역 및 지점 효율화 전략을 통해 현지 시장 영향력 확장에 공들인다는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실적 변동폭이 큰 캄보디아 시장 대신 인도네시아·베트남 지역 공략에 힘써 경쟁 은행들과의 현지 점유율 전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우리은행이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11개 국가 중 가장 큰 순익을 안겨주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연 순익이 560억원대로 감소한 사이 신한은행(76.2→164.5억원)과 하나은행(381→440.2억원)이 우리은행을 바싹 추격하고 있다. 베트남은 신한은행이 지난해에만 2640억원을 거둔 곳이지만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610억원대를 거두는 데 그쳤다.

정진완 행장은 "2025년은 우리은행이 다시 도약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내실 성장과 철저한 시장주의 마인드를 강조했는데, 올해 경영목표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캄보디아법인 정상화를 비롯한 해외사업 순익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 행장은 지난 1월 열린 '2025년 경영전략회의'에서 "우량고객을 더 많이 모시는 데 집중해 미래 성장기반을 마련해달라"고 임원들에게 당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동남아 3대 법인의 경우 올해 네트워크 효율화 전략을 통해 수익성이 낮은 영업점은 통폐합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영업이 잘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동남아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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