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트위치’의 빈자리를 놓고 아프리카TV와 네이버가 한판승부를 펼친다. 아프리카TV는 2분기 중 새로운 서비스인 ‘숲’의 베타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네이버의 ‘치지직’도 이에 맞서 오는 2월 오픈 베타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에 두 플랫폼 모두 다양한 기능을 실험하면서도 여러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이처럼 트위치 빈자리 쟁탈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대형 스트리머들도 차차 새 보금자리를 결정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숲’(SOOP)의 베타 버전을 2분기 내 론칭할 계획이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 콘텐츠로 소통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라는 비전 아래 준비 중인 숲은 스트리머와 유저, 파트너사 간 선순환 구조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아프리카TV는 쌓아왔던 노하우를 발휘해 글로벌 진출을 성공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숲은 영어·태국어·중국어를 추가로 지원해 글로벌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추후 게임·e스포츠 스트리밍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지금까지는 외부 프로그램의 사용이 필수였던 모바일 다이렉트 게임 방송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다. 여기에 시청자들을 위한 고화질 라이브와 인공지능 챗봇 등 소통과 참여를 더 활성화할 수 있는 기능도 준비 중이다. 아프리카TV는 숲 론칭 이후 3분기 내 기존 플랫폼인 아프리카TV의 국내 서비스도 개편해 나갈 방침이다.
숲의 2분기 베타가 결정된 가운데 네이버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은 오는 2월 중 사실상 오픈 베타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는 스트리밍 권한을 부여받은 스트리머만이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 앞서 12월부터 베타테스트에 돌입한 치지직은 고화질 해상도와 VOD 다시 보기, TTS 보이스 후원 등 다양한 기능을 업데이트해왔다. 초반 일부 기능에 대해 스트리머와 시청자들의 혹평을 들었지만 거듭된 개선으로 호평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네이버는 치지직을 검색과 게임판, 카페, 클립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해 커뮤니티 서비스 경쟁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기존 트위치 스트리머와 시청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구독 승계 프로그램도 제공하기로 했다. 스트리머는 구독자 이모티콘 등 트위치에서 사용하던 기능들을 치지직 스튜디오로 연동할 수 있으며, 시청자들은 트위치에서 팔로우하던 스트리머들을 치지직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두 플랫폼 모두 추가적인 기능 업그레이드와는 별도로 외부 업체와의 협업을 발표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들어갔다. 아프리카TV는 라이엇 게임즈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1월 내 개막 예정인 발로란트 챌린저스 태국의 독점 운영 및 방송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여기에 VCT 글로벌 이벤트의 태국어 중계 제작, 송출을 진행한다. 이같은 게임과 e스포츠 종목에 대한 시장 내 영향력 확대는 차후 숲의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네이버는 16일 e스포츠 구단 농심 레드포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에 농심 레드포스의 LCK 선수단을 포함해 팀 전속 스트리머 ‘얏따’, ‘농관전’이 치지직에서 스트리밍을 진행한다. 연중 진행될 팬미팅 혹은 친선경기 역시 치지직의 공식 채널을 통해 단독 송출된다. 여기에 향후 네이버 e스포츠에 구단 및 선수 페이지를 구축해, 농심 레드포스를 비롯한 파트너 구단의 계정을 연계하며 방송 노출 기회를 확대한다.
이처럼 두 플랫폼간의 트위치 빈자리 쟁탈전이 시작된 가운데 스트리머들 또한 향후 거취를 결정하고 있다. 트위치 팔로워 100만명을 달성한 1세대 방송인 우왁굳은 아프리카TV로의 이적을 선택했다. 이에 우왁굳이 기획한 버추얼 아이돌 그룹 ‘이세계아이돌’ 6인도 함께 아프리카TV로 거처를 옮긴다. 각각 67만명, 61만명의 팔로위를 지닌 스트리머 서새봄과 풍월량은 치지직에서 방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웹툰 작가 겸 스트리머인 와나나와 김은별컴퍼니, 워노구 미미쨩, 밤양갱은 시청자의 니즈에 맞게 두 플랫폼 모두에서 방송을 진행한다고 밝히기도 했으며, 대형 버추얼 소속사인 스텔라이브의 경우 대표자인 스트리머 강지가 치지직에서 방송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1, 2기생과 데뷔를 준비 중인 3기생도 치지직에서 방송을 이어갈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