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는 이제 장르를 딱히 가리지 않는다. 우리가 ‘K-콘텐츠’라고 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K-팝’이나 ‘K-드라마’ ‘K-뷰티’를 포함해서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다양한 영역이 세계에서 위상을 떨치고 있다. 이는 ‘K-애니메이션’도 다르지 않다.
세계적인 웹툰의 인기로 기틀이 잡힌 ‘K-애니메이션’은 크게는 할리우드 유명 스튜디오의 스태프들 그리고 그들이 그려가는 한국의 모습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미 올해 소니 픽처스에서 구현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는 이를 증명했고, 이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시리즈로도 이어진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주토피아 2’에는 총 700여 명이 넘는 스태프가 참여했다. 그중에는 한국인도 꽤 많이 소속돼 있다. 이들 중 캐릭터의 삽화 그리고 이를 움직이는 ‘애니메이팅’ 작업에 참여한 이현민, 최영재 애니메이터를 비롯해 배경과 모든 세트를 만들어내는 이숙희 세트 익스텐션 슈퍼바이저의 이름도 있다. 이들에게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은 더이상 희소하지도 낯설지도 않은 ‘자부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국인 분들이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어요. 여기 두 분과도 여기 오기 전에는 잘 몰랐지만, 한 다리는 건너면 모두 알 수 있는 업계거든요. 한인 분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많은 게 사실이에요. 모든 파트에서 활약하고 계십니다. 모임도 있고 모바일 메신저로도 연락하죠. 제가 디즈니에서 9년이고, 이전 회사에서도 7년을 일했는데 그 전 회사 한인 분들도 픽사나 디즈니에 일하고 계시죠.”(이숙희 슈퍼바이저)

때로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라는 거대 조직에서 ‘한국인’이라는 소수성은 그들이 캐릭터에 더욱 잘 몰입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이숙희 슈퍼바이저와 이현민 애니메이터는 “주디 캐릭터는 한인으로서 이곳에 혼자와 느끼는 소수성을 떠올리게 해 더욱 캐릭터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세계 거대 스튜디오의 하청으로서 기술적인 부분에 머물러 있던 ‘K-애니메이션’의 입지는 이제 세계 유수의 스튜디오에서 한국인이 활약하는 수준이 됐고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한국의 문화를 기꺼이 소재로 쓰게 하는데까지 발전했다. 실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 기반 작품의 대표작으로 여겨지던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넘어 넷플릭스 모든 작품을 통틀어 역대 통합 조회수 1위에 올랐다.

“저도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을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주토피아 2’를 한창 작업하고 있을 때 그 애니메이션이 나왔거든요. 심지어 저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케데헌을 봤어?’라고 많이 물어왔거든요. 저도 자막 버전과 영어, 한글 더빙 버전을 봤습니다. 정말 잘 만들었더라고요. 요즘은 확실히 관객들이 여러 회차를 통해 관람을 하기 때문에 더욱더 보지 못한 부분을 찾게 하는 느낌을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최영재 애니메이터)
이는 자연스럽게 소수였던 한국인, 소수성에 제한됐던 한국문화를 할리우드 거대 스튜디오 안에서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한국인들은 오랜 시간 실력으로 인정받은 이후, 이제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는 새로운 단계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었다.

“25년 전 미국에 왔을 때, 한국인이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없었어요. 요즘에는 정말 하다못해 우버 택시를 타도 ‘한국인이냐’고 묻는 분들이 많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됐는데 아이들도 학교에서 ‘너는 한국인이냐’며 반가워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요. 관심을 가지고 알아주는 분들이 늘었다고 체감하고요, 그런 만큼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좋은 모습, 좋은 것들을 보여주고 이야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현민 애니메이터)
“예전에 이 업계에서 한국인들은 쉽게 보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숫자가 많이 늘었고, 전혀 다른 파트에서 일하는데도 교류를 하고 있죠. 아마 모든 부서에서 적어도 한 분은 한국인이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뿌듯하기도 하고, 유대감도 형성됩니다.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숙희 슈퍼바이저)

이역만리에서 작업한 결과물이 한국에서 흥행한다는 소식을 들은 이들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100만 관객이 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금세 200만이 됐고, 벌써 300만을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들의 표정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주토피아 2’ 동물들의 익숙한 듯 새로운 이야기는, 한국 ‘K-애니메이션’ 앞장에 선 이들의 노력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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