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진 대기압이 관절 내 압력 높이며 신경 자극하기도

비만 오면 허리가 쑤신다는 말은 과장이 아닐 수 있다. 장마철 유난히 관절과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관절염이나 허리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는 평소보다 통증이 심해진다.
장마철 통증이 심해지는 건 의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다만 기압 변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평소엔 대기압과 관절 내부 압력이 균형을 이루지만, 장마철 기압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관절 내부 압력이 높아지고 관절 조직이 팽창하면서 신경을 자극하게 된다. 관절염이나 신경통이 있다면 기압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미래본병원 김형석 신경외과 전문의는 “비가 많이 올 땐 기압과 습도, 기온의 변화로 인해 극심한 관절·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며 “단순히 날씨 탓이라 여기고 참기보다 증상이 반복되면 전문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이롭다”고 말했다.
노년층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골밀도가 낮고 균형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가 오면 평소보다 길이 미끄러워 낙상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낙상에 따른 골절상을 입지 않도록 가급적 외출을 피하는 게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땐 지팡이 등 보조기구를 활용한다.
통증 있을 땐 온찜질하거나 따뜻하게 목욕
젊은층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엔 퇴행성 질환인 허리디스크를 진단 받는 20~40대 젊은 직장인이 많다.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 잘못된 자세, 운동 부족 등이 원인이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추간판이 돌출돼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방치하면 만성 통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장마철 통증을 줄이려면 실내 환경부터 점검해야 한다. 기온과 습도의 급격한 변화는 관절과 신경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실내 기온은 18~20도, 습도는 45~60% 사이를 유지해 주는 게 적절하다. 또 에어컨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얇은 겉옷을 챙기는 것도 도움된다. 통증 부위엔 온찜질이나 따뜻한 물 목욕이 효과적이다.
운동도 잊지 말아야 한다. 관절 통증을 예방하려면 실내에서라도 매일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맨손 체조나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굳은 관절을 풀어준다. 수영은 관절에 무리가 적어 특히 추천되는 운동 중 하나다. 날씨가 갠 날에는 가벼운 산책이나 야외활동으로 신체 리듬을 회복한다. 다만 통증이 심한 날엔 무리하지 말고, 휴식과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