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면에 ‘구조조정’ 들어간 유엔···“예산 15%·인력 18% 감축”

2025-12-02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유엔 정규 예산을 15% 삭감하고 전체 직원을 18% 이상 줄이자고 공식 제안했다. 미국의 대규모 분담금 체납으로 유엔 재정난이 장기화하면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유엔총회 예산위원회에 2026년 정규 예산을 올해보다 5억7700만달러(약 8497억원) 줄어든 32억3800만달러(약 4조7696억원)로 제안하면서 이 같은 인력 감축안도 내놓았다.

그는 예산 감축 배경에 대해 “우리는 2024년 말 기준 체납금 7억6000만달러를 떠안았고 이 중 7900만달러(약 1조1168억원)가 미지급 상태”라며 “2025년 분담금 중 8억7700만달러(약 1조2900억원)도 아직 받지 못해 현재 체납금은 총 15억8600만달러(약 2조330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엔의 유동성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며 “총회가 어떤 예산을 최종 승인하든 용납할 수 없는 규모의 체납금이 있는 한 이러한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산에는 정치, 인도주의, 군비 축소, 경제, 사회, 대외협력 등 유엔 핵심 업무가 전반이 포함된다. 세계식량계획(WFP), 유니세프 등 대부분 유엔 기구와 기금은 자발적 기여금으로 운영된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미국의 분담금 체납으로 인한 유엔 재정난 속에서 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다자주의 탈퇴를 선언하며 유엔과 산하 기구에 지원해온 자금을 대폭 줄이고 분담금을 제때 내지 않아 유엔은 심각한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은 유엔 정규 예산에 대해 유엔총회가 결정한 최대 부담률인 22%를 내는 최대 기여국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엔이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의 유엔 분담금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유엔 정규 예산과 별도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유엔 평화유지군도 최대 기여국인 미국의 분담금 미납으로 운영난에 내몰렸다.

유엔 고위관계자들은 예산 부족과 미국의 분담금 불확실성 탓에 평화유지군 규모를 향후 몇개월 내 25% 감축할 예정이라고 지난 10월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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