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시장 불확실성 확대...HMM 등 영향 제한적
현대글로비스 추가 비용 수백억원 수준..."운항 효율화로 대응"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불똥이 국내 해운사로도 튈 전망이다. 지난 14일(현지 시각)부터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입항 비용 증가 및 글로벌 물동량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의 이번 입항 수수료 부과 조치와 직접 관련 있는 국내 최대 자동차 운반선사인 현대글로비스는 적재 및 운항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고, 정부의 추가 협상을 기대한다는 계획이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 소유 선박, 중국산 선박, 외국산 자동차 운반선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 정부도 미국산 선박에 '특별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하기로 해 전 세계 해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입항 수수료의 목적을 "중국 조선·해운 산업의 불공정 보조금 관행 억제와 자국 조선 산업 부활"로 설명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7월 자동차 운반선의 입항 수수료를 중국산으로 한정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HMM을 비롯한 국내 주요 해운사는 미국·중국산 선박의 보유 비율이 낮아 직접 영향은 제한적이다. 또 중국 선사와 선박의 미국 운송이 줄어들면 국내 해운사들이 반사 이익을 볼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크게 늘어났던 선복량 공급 과잉으로 컨테이너 운임의 경우 지속 하락세인데 이번 조치로 수요가 줄어들면 운임이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해운사들의 경우 중국 물량을 대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겠지만 전반적으론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와 직접 관련 있는 자동차 운반 선사인 현대글로비스는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2분기 기준 현대글로비스는 자사선 35척, 용선 61척 등 총 96척의 자동차 운반선을 운영하는 가운데 연간 미국에 입항하는 항차(航次)는 160∼170회로 전해졌다. 5회 입항 시 약 64억원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최소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연간 부과 제한(5회)을 최대한 활용해 비용 최소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자동차운반선의 적재 및 운항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고 정부, 타 선사, 화주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과 협의해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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