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반목 아닌 화해·공존 정치 이뤄야"…김대중·클린턴·장쩌민·오부치 재조명

2024-10-22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관장 박명림)과 '인간평화와 치유연구센터'가 올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2일 '화해와 공존의 세계지도자: 김대중·클린턴·장쩌민·오부치'를 주제로 특별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라남도 신안군과 연세대학교 미래융합연구원의 후원으로 열렸다.

이날 회의는 세계 평화에 앞장섰던 것으로 평가받는 김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일본 총리를 재조명하기 위해 개최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축사에서 최근 남북 긴장 상황과 관련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복합 위기의 시기에 미·중·일 3개국 지도자가 보여줬던 화해와 공존의 정치를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외교를 통한 주요국 협력과 지지를 바탕으로 분단 반세기 만에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한반도 평화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축사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기틀 위에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21세기 들어 세계는 기후변화, 전염병, 불평등 문제 등 결코 혼자 해결할 수 없는 과제에 직면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모두가 지구촌의 일원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동섭 연세대 총장은 "한반도는 전쟁과 대결의 가능성이 상존하는 공간"이라며 "우리는 대결과 갈등 속에서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우량 전라남도 신안군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불의한 권력에 저항했던 신안군 선조의 얼과 정신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보여줬다"며 "세계 평화에 앞장섰던 지도자들의 행적을 되돌아보며 화해와 공존의 시대를 재조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 발표는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석좌교수, 장윈링(张蕴岭) 산동대 석좌교수, 와다 하루키(和田 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맡았다. 커밍스 교수는 "미국 지도자들은 북한을 이해한 적 없다"며 "미국은 북한의 안보 우려를 파악하지 못해 의미 있는 협상 기회가 사라졌고 이는 역내 긴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장쩌민 재임 기간 중국과 한국의 관계는 우호적인 이웃에서 협력 파트너로 전환돼 상호 신뢰를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와다 교수는 19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에 대해 "양국 역사 인식에 대한 공동 확인과 화해와 협력을 향한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약속이었다"며 "한·일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현재 북핵 위기 악화, 미·중 대결,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단절, 국내 진영 대결을 포함해 세계와 동아시아와 한반도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김대중, 클린턴, 장쩌민, 오부치라는 네 명의 거인을 함께 담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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