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공감] 꽃으로 마음을 전하는 일

2024-10-24

어쩌면 뻔하고 진부한 것 같으나 새롭고 짜릿한 일이다. 한 아름 꽃을 품에 안을 때 싫어하는 사람 한 명 못 봤다. 꽃을 보자마자 일단 웃기 시작하고, ‘뭘 이런 걸다’, ‘이거 뭔데’, ‘차라리 돈을 주지’하면서 입이 귀에 걸린다. 정말 재밌는 것은 꽃을 받은 남자들이다. 꽃을 사서 주는 것에 익숙한 남자들의 반응은 더 뜨겁다. 나는 수많은 남자에게 인생 첫 ‘꽃다발’을 선물한 사람으로서 참 많은 오해를 받았으나, 그 환한 표정들을 잊을 수 없다.

남자가 무슨 꽃이냐며 ‘치아라’ 하던 경상도 사나이들도 ‘진짜 내 끼가?’ 하면서 정말 좋아한다. 술이나 밥으로 마음을 전하던 사이에서 '꽃'이 등장하는 순간. 둘 중 하나다. 오해하거나 우정이 더 깊어지거나. 꽃이라곤 장미, 안개꽃 그리고 무궁화밖에 모르는 아저씨들이 아이처럼 꽃 이름을 물을 때, 그 순수한 표정이 참 재밌고 귀엽기도 하다. 꽃이란 우리에게 그런 존재인가 보다. 누구에게나 미소 짓게 만드는 힘을 가진 존재.

사랑한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내겐 그렇게 쉽지 않은 말 ‘사랑해요’ 너무 흔해서 하기 싫은 말, 하지만 나도 모르게 늘 혼자 있을 땐 항상 내 입에서 맴도는 그 말” 가수 김동률의 노래처럼, 너무 흔하고 뻔한 축하의 상징으로 불리지만. 꽃은 축하와 감사 그리고 사랑의 자리에 꼭 함께하는 선물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품종개발과 연출방식의 다양화로 대한민국 화훼산업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연출 부분은 전 세계 플로리스트들이 감탄할 정도. 꽃은 위로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추모의 흰색 국화가 있다. 노란색의 화사한 꽃다발은 따뜻함을, 주황색 꽃다발은 파이팅을 외쳐주는 듯하다.

익숙한 그 꽃을 찾아

우리의 삶에는 항상 꽃이 존재한다. 가족이라는 따뜻한 꽃. 밥 먹고 가라는 엄마의 말, 아픈 데는 없냐는 아빠의 말. 우리를 걱정하고 위로해주는 꽃은 오늘도 허리 숙여 우리를 챙기신다. 꽃처럼 우리를 걱정해주고 응원하는 부모님의 이야기. 20대가 지나면 익숙하다 못해 귀찮아지지만, 30대 중반을 지나니 그 목소리가 참 그립고 고맙다. 우리를 보살피고 응원하던 그 화사한 꽃들, 우리가 무르익어 가는 만큼 시들어 가고 있다. 우리를 위해 살았던 지난날을 추억하며 인생의 후반부를 준비하시는 부모님. 그래도 언제나 자식 생각이 최우선이다. 그 걱정을 덜어드리는 방법이 참 다양하다. 결혼, 출산, 안정된 직장 등 참 다양하겠지만 그 중 당장 오늘 할 수 있는 귀여운 위로를 소개하고 싶다.

지금 이 시기에 가장 예쁜 꽃, ‘국화’를 선물하는 것이다. 커피 한 잔 값이라 부담도 적다. 하지만 그 화사함을 받는다면 커피값으로 헤아릴 수 없는 행복을 느끼실 터. 만약 꽃을 전했던 적이 있나 떠올린다면, 대부분 없을 것이다. 꽃보다는 실용적인 선물이라며 현금이나 건강음료를 챙기는 이들이 많아졌으니 말이다. 금방 시들어버리는 꽃들을 보며, 낭비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소중한 이 순간을 기억하는 ‘찬란한 순간 예술’이라 칭하는 사람도 있다. 초당 수천만 원을 쓰는 불꽃놀이를 ‘낭비’라고 하기엔 그 강렬함과 황홀함의 여운이 너무도 크지 않은가. 꽃은 우리에게 그런 존재다. 일상을 뒤바꾸는 황홀함. 우리를 사랑하는 꽃들을 위해 마음을 전하기 좋은 날이자 부모님의 환한 미소를 볼 좋은 날이다. 우리의 찬란한 시절을 응원하는 꽃들을 위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나도 꽃을 사러 떠난다.

신정훈 화담하다 플랜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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