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면(치킨+라면)' 앞세운 시크릿볶음면 도전, 결국 단종 수순
종합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플레버스' 확대 계획도 1년여 만에 백지화
신사업서 간편식 사실상 철수...소스·수제맥주·포장재에 집중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교촌에프앤비가 신규사업으로 공들였던 간편식(HMR) 사업을 일시 중단한다.
치면(치킨+라면) 트렌드를 앞세워 지난해 선보인 시크릿볶음면 2종은 1년여 만에 단종 수순을 밟았다. 간편식을 비롯해 헬시푸드, 여행, 생활용품 등을 포괄하는 종합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공언했던 '플레버스' 확대 계획도 백지화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7월 출시한 블랙·레드 시크릿볶음면 2종을 최근 단종시켰다. 시크릿볶음면은 교촌이 처음 도전하는 라면 PB 제품으로 교촌 시그니처인 블랙·레드소스를 조합해 만들었다. 출시 당시 이른바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치면(치킨+라면) 식문화를 확산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단종 수순을 밟은 것이다.
시크릿볶음면 제품은 소비자들의 밋밋한 반응 속에서 지난 3월쯤 편의점 채널에서 단종됐고 곧이어 온라인 채널에서도 판매를 중단했다.
최근까지 교촌 매장에서 '치면 세트(허니순살치킨+블랙·레드 시크릿볶음면)로 제품이 판매됐지만 결국 메뉴판에서도 모습을 감추게 됐다.
이와 함께 교촌에프앤비가 주력 신사업으로 내세웠던 간편식(HMR) 사업 '플레버스'도 사실상 철수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통합 간편식 브랜드 '플레버스'를 론칭하고 산하 제품으로 시크릿볶음면을 비롯해 직화치킨스테이크, 닭가슴살 볶음밥 등 간편식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당초 교촌에프앤비는 '플레버스'를 간편식을 비롯해 헬시푸드, 여행, 생활용품 등을 포괄하는 종합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대한다는 구상이었다. 회사 커머스사업본부 산하에 라이프사이언스팀을 두고 '플레버스'(FLAVERSE) 브랜드의 데일리 생활용품 및 건강식품 연구개발 등을 진행하는 등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교촌이 선보였던 볶음면 등 간편식 제품은 현재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프레버스를 종합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1년여 만에 백지화 됐다. 당시 선보였던 플레버스 전용 사이트와 앱은 현재 운영 중단 상태다.
교촌에프앤비가 간편식 사업 중단을 결정한 배경은 부진한 성과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간편식 시장 경쟁이 치열한데다 기존 식품기업들이 쌓아온 상품력과 제조 경쟁력을 따라잡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고물가·저성장 추세가 고착화되면서 경영효율화도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관련해 교촌은 올 초부터 전국 가맹 지역 본부의 직영 전환을 추진 중이다. 연말까지 유통 단계를 기존 2단계에서 1단계로 줄여 물류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이같은 효율화 필요성에 따라 신사업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자회사로 두고 있는 소스(비앤에이치바이오), 수제맥주(문베어브루잉), 친환경 포장재(케이앤엘팩) 등 3개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신규 브랜드 론칭 가능성은 열어뒀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간편식(HMR) 사업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고 교촌에 걸맞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인 단계"라며 "플레버스는 간편식 브랜드로 유지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