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산업 열풍이 경제에 불어닥친 한파를 그나마 녹이고 있다. 우리 경제는 지난달 반도체 수출(172억 6000만 달러)이 전월 대비 38.6%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월별 수출(610억 4000만 달러)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주문이 몰려들면서 내후년 물량까지 ‘완판’될 상황이다. 증권가는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00조 원, 80조 원까지 상향 조정할 정도다.
그러나 반도체 호황이 주는 착시도 있다. 3분기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 늘었지만 반도체 기업을 빼면 20조 원 넘게 줄어든다. 전자 산업 내에서도 가전 등 완제품과 디스플레이는 상황이 좋지 않다. 삼성과 LG는 중국의 추격에 쫓겨 TV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있고, 디스플레이 업계도 유탄을 피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업계에서는 “전자 산업 생태계가 무너질까 두렵다”는 말마저 나온다.
AI 산업도 마찬가지다. 주요 2개국(G2)인 미중 기업들이 정부의 수백조 원대 지원을 마중물 삼아 기술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국내 반도체 생태계는 투자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금산분리 규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첨단산업에 민간자본이 흘러들 통로까지 막고 있다. 퓨리오사AI나 리벨리온·딥엑스 등 AI 반도체 유니콘들은 마른 수건을 쥐어짜며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AI 생태계는 G2에 비하면 허약하기 짝이 없다.
메모리반도체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다. 중국 대표 기업인 창신메모리(CXMT)는 지난달 DDR5와 LPDDR5X 등 최신 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중국이 저가 제품 물량 공세가 아닌 프리미엄 D램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을 위협하는 날이 현실로 다가왔다. ‘996(주 6일·12시간 근무)’ 연구개발(R&D)로 속도를 내는 중국 반도체는 ‘주52시간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한국 반도체를 추월할 기세다.
이번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어쩌면 한국 산업의 취약한 생태계를 보완할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기업들이 투자 여력이 있고 중국과 기술 격차가 그나마 남아 있을 때 정부도 과감히 규제를 풀고 초격차를 향해 뛰어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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