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정청래 대표 후보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가 방위병으로서 14개월의 의무 복무기간을 넘어 22개월 복무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안 후보는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돼 비상계엄에 동원된 군에 대한 신뢰 회복과 문민 통제 강화 등을 추진할 인사라는 평가다. 다만 병역이행 과정을 명확히 설명해야 취임 후 이재명 대통령이 공언한 '군 개혁'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 후보는 27일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외구역인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약식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안 후보는 이날 병역 관련 질의에 대해선 "군복무 관련 내용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자세히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무청에 따르면 안 후보는 1983년 11월5일부터 1985년 8월31일까지 약 22개월 동안 육군 제35보병사단 방위병으로 복무한 뒤 일병으로 전역했다. 방위병은 1969년부터 1994년까지 보충역에 해당하는 이들을 군부대, 경찰서, 시·군·구청 등에서 군 복무를 대체하도록 한 제도다.
방위병의 복무기간은 제도 신설 당시 2920시간이었지만 1974년 365일로 늘었고 1982년부터 14개월로 늘어났다. 안 후보가 방위병으로 입대하던 시기도 복무기간은 14개월이었으나 그는 총 22개월 복무 후 전역했다. 군과 병무청 등에선 복무기간이 늘어난 배경은 개인이 밝히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2·3 비상계엄으로 훼손된 국군의 위상을 회복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군 개혁에 나서려면 후보의 병역이행과 관련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 고강도 군 개혁에 힘이 실리지 않겠냐"고 했다.
다만 한 예비역 장성은 "1983년은 부대 마다 방위병 제도를 달리 운영하는 등 제도의 사각지대가 많았다"면서 "행정적인 이유로 방위병이 수개월 더 근무하거나 질환, 개인사 등으로 복무기간이 더 늘어난 경우도 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 총회에 참석해 동료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안 후보가 국회의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어 제51대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역대 5번째이자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첫 문민 출신 국방부 장관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1961년 이후 역대 국방부 장관 39명 모두 장군 출신이었다. 안 후보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14년 간 의정 활동을 했고 제20대 국회에선 국방위원장을 지낸 '국방통'으로 평가 받는다.
한편 안 후보의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선 병역이행 과정 뿐 아니라 2022년 9월 한국·미국·일본의 3국 연합 대잠수함전 훈련 계획을 SNS에 무단 게재한 전력 등도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해당 게시물은 3국 훈련을 비판하는 취지로 국방부와 사전 협의 없이 게재돼 논란이 됐다.
당시 그는 "한미일 3국 해군이 동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한다"며 "한미 연합해상훈련 종료 후 한미 양국 해군은 동해상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대잠(수함)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또 "유사시 한반도 문제에 일본 해상자위대의 개입을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윤석열 정부의 안보관에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국방부는 당시의 훈련이 높은 보안성을 요구하는 대잠수함 작전인 점을 고려해 출입기자단에도 훈련 계획을 사전 공지하고 훈련 개시일까지 이를 보도유예(엠바고)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국방부는 3국 훈련 계획이 사전 공개되자 "매우 유감스럽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취임사에서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기반으로 주변국과의 관계도 국익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밝히면서 한미일 해상 훈련을 비판했던 안 후보의 과거 발언도 재검증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