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대대적인 스파이 단속에 나섰던 이란이 자국의 핵 과학자를 처형했다.
이란 관영 통신 미잔은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도와 간첩 행위를 한 혐의로 핵 과학자 루즈베 바디를 처형했다고 보도했다. 바디는 지난 6월 13일 이스라엘이 암살한 동료 핵 과학자에 대한 정보를 넘겨 유죄 판결을 받았다.
미잔은 바디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첩보 작전에 대해 자세하게 털어놓았다고 밝혔다. 미잔에 따르면 모사드는 온라인에서 바디와 접촉했다. 바디는 모사드의 엄격한 신원 확인 절차와 기술 훈련을 거쳐 영입됐다고 한다.
이후 바디는 모사드 요원과 오스트리아에서 다섯 차례 접선했다. 지시대로 전문 교육 과정의 참석하는 것으로 위장했다. 모사드는 수차례 장소와 차량을 바꿨고, 바디는 회의 장소에 도착해서도 특수 장비를 이용한 몸수색을 받고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바디는 자신이 근무했던 핵 시설에 대한 주간 보고서를 모사드에 제출하고 대가로 암호화폐를 받았다. 구체적인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란 사법부는 바디가 이란에서 가장 중요한 핵 시설 중 한 곳에서 근무했으며 적들이 노리는 기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군 핵심 지휘계통을 표적 살해하는 데 간첩 행위의 도움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간첩 행위가 의심된다며 체포된 이들은 700명이 넘는다. 인권 단체들은 이란이 바디를 포함해 10명을 처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핵 과학자가 처형되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날 뉴욕타임스는 “자국 과학자들을 국민 영웅으로 대접하는 이란에서 핵 과학자가 체포돼 처형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며 “이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침투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