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의 전후 안전보장을 위해 현지 국경 인근에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배치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집단방위 조항을 기반으로 한 대(對)러시아 억제를 추진 중인 가운데, 실제 효과를 내려면 최소 수천 명에서 최대 10만 명이 투입돼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래연구소(Futures Lab)는 과거 평화유지 활동 사례와 병력 밀도(㎢ 면적당 병력 수) 등 데이터를 활용해 우크라이나가 충분한 안전보장을 확보할 수 있는 국제군 규모를 추정했다.

벤자민 젠슨 연구소장은 우크라이나 전선이 1000km에 달하는 점을 고려해 "단순한 휴전 감시 임무 수준이라면 약 6천 명으로도 가능하다"면서도 "보다 현실적인 수치는 10만 명 이상이다. 이는 충분한 지상군을 갖추어 실질적인 심층방어(defense-in-depth) 를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이며, 스페인이나 그리스와 같은 국가의 전체 현역군 규모에 맞먹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한선으로 보더라도, 우크라이나군 100개 이상의 여단 외에, 다국적 군단(즉, 25개 여단, 약 1만~2만5천 명 규모)을 추가해야 한다며, 상한선의 경우에는 다수의 군단과 특수 훈련 사령부까지 포함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공군력과 해상 전력의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젠슨 소장은 "러시아의 공중 우위를 막기 위해선 최소 40대, 많게는 160대 수준의 전투기와 지원기가 투입돼야 한다"며 "흑해에서는 대형 해군이 아닌 지대함 미사일, 해상 드론, 소규모 기동정으로 러시아에 접근 불가 구역(no-go zone)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위성 정찰과 통신 등 우주자산, 사이버 방어 능력 강화를 필수 요소로 꼽았다. 그는 "러시아는 전면전이 아니더라도 사이버 공격과 인프라 교란으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할 수 있다"며 "안보 보장은 종이 약속이 아닌, 다영역적이고 장기적인 투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젠슨 소장은 이번 안보 보장 임무가 단기적 차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세대적 차원의 약속(generational commitment)"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를 영구적으로 억제할 만큼 강력하고, 충분히 무장하며, 잘 훈련된 군대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최소 10년 이상 집중적인 군사력 증강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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