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29일, 경주에선 양국의 경제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민관이 만나는 자리가 마련된다. 이 자리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그리고 양국 협력을 위한 한·미 대표 기업 총수·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인다. 미국이 한국 기업의 과감한 대미 투자를 원하는 만큼 논의 결과가 한·미 관세협상의 윤활유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29일 저녁 러트닉 장관 주재로 경주에서 CEO 리셉션이 열린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직후다. 리셉션엔 한국에선 우선 김정관 장관이 참석한다. 기업인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해 10여개 기업 총수·CEO가 참석한다.
재계 관계자는 “참석할 한국 기업을 미국 측이 직접 선정하고 접촉했다”며 “그런 만큼 ‘10대 그룹’ 같은 기준이 아닌, 미국의 관심이 큰 기업들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도 한·미 협력과 관련 있는 곳들이 선정됐다고 한다. 사실상 한국의 미국 투자와 관련해 러트닉 장관의 관심 기업 목록인 셈이다.

참석 기업 명단은 인공지능(AI), 조선, 에너지, 방위산업과 희토류 등 소재 관련 중심으로 마련됐다.
AI와 관련해선 한국에선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는 삼성전자·SK의 이재용·최태원 회장이 초청됐다. 미국 기업 중엔 AI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맷 가먼 CEO가 참석한다. SK텔레콤은 AWS와 손잡고 울산에 7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조선 기업으로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화의 김동관 부회장과 HD현대의 정기선 회장, 그리고 삼성중공업의 최성안 부회장이 참석한다. 조선은 특히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중요한 지렛대 기능을 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7월 말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미국 조선을 다시 위대하게’란 의미의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제시해 미국 측의 큰 관심을 샀다.
에너지 기업으로는 미국에서 글렌파른의 CEO 브랜든 듀발이 리셉션에 온다. 글렌파른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이다. 미국은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선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난 9월 글렌파른과 LNG 도입 등 예비 계약을 체결하며 이 프로젝트 참여 검토를 본격화했는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이계인 사장도 이번 리셉션 참석 명단에 올랐다. 미국산 원유 수입 확대와 관련, GS 허태수 회장도 초청받았다.

방산 기업으론 미국의 L3해리스의 존 램보 사장이 참석한다. 한국에 25년 넘게 국방 기술을 제공한 기업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L3해리스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최근 방위사업청의 항공통제기 2차 사업을 수주했다. 그런 의미에서 리셉션엔 대한항공을 소유하고 있는 한진그룹의 조원태 회장이 자리한다.
희토류와 핵심 배터리 금속 정제 기술 기업인 미국 리엘리먼트의 마크 젠슨 CEO도 참석한다. 리엘리먼트는 지난 9월 한국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손잡고 미국 내 희토류·영구자석 통합 생산단지를 설립하기로 했다. 미국은 향후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가능성에 대비해 희토류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전략광물 정제 역량을 보유한 국내 유일 기업인 고려아연과의 협력도 관심사인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도 리셉션에 참석할 예정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관세 협상이 양국 정부 간의 논의만으로 진행되지 않고 민간 기업 차원의 협력도 연동돼 있다”며 “러트닉 장관의 CEO 리셉션은 사실상 관세협상과 함께 돌아가는 논의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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