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天有五星 地有五行 人面備之’(천유오성 지유오행 인면비지) 하늘에는 오성(五星)이 있고, 땅에는 오행(五行)이 있으며, 사람의 얼굴에는 그 모두가 갖추어져 있다.
관상학에서 오성(五星)은 하늘에 떠 있는 다섯 개의 별에 비유된다. 별은 멀리 있으되 인생의 항로를 밝힌다. 별은 스스로 빛나지만, 우리가 고개를 들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별은 언제나 길을 비추되, 선택은 인간의 몫으로 남는다. 상서(相書)는 오성을 그 사람의 그릇이라 하였다. ‘一星不明 則二十年不利’(일성불명 즉이십년불리) 오성 중 어느 하나가 어둡게 흐리면 장기간, 대개 한 세대의 주기인 스무 해 동안 삶의 매듭이 풀리지 않는다고 경계한다. 이는 미신적 예언이 아니다.
인격의 핵심 기능 하나가 장기간 방치될 때 나타나는 구조적 정체에 대한 통찰이다. 잘못된 선택보다 더 무서운 것은, 돌보지 않은 기능이 삶 전체를 지연시키는 것이다. 또한 상서는 말한다. ‘五星各有所主 不可偏廢’(오성각유소주 불가편폐) 오성은 각각 맡은 바가 있으니,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삶이 막힐 때 우리는 흔히 “운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상서는 묻는다. 정말 운이 없는가, 아니면 한 별을 너무 오래 방치해온 것은 아닌가. 상서에서 인간은 결코 작은 존재가 아니다.
하늘의 별과 땅의 기운이 얼굴이라는 한 장의 지도 위에 새겨진 존재, 그것이 관상학이 바라본 인간이다. 그래서 상법은 타인을 재단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자기 삶을 함부로 대하지 않도록 일깨우는 인문학이었다. 오성은 윤택하고 깨끗함이 가장 중요하며 우리의 얼굴에 다음과 같이 대응한다.
유년의 별-금성·목성: 처음 받은 사랑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
‘金木二星 主少運 / 潤潔爲貴 暗則少年多阻’ (금목이성 주소운 / 윤결위귀 암즉소년다조) 금성과 목성 두 별은 유년운을 주관하니, 윤택하고 깨끗함을 귀히 여기고 밝지 않으면 어린 시절부터 막힘이 많다. 관상학에서 금성(여성: 오른쪽 귀, 남성: 왼쪽 귀)과 목성(여성: 왼쪽 귀, 남성: 오른쪽 귀)은 사람이 세상과 처음 관계 맺는 방식, 즉 유년기의 보호와 배움의 기억을 담고 있다. 상서는 특히 이렇게 경계한다. ‘金暗於木 尤爲不利’(금암어목 우위불리) 사랑을 받는 귀인 금성이 배움을 받아들이는 귀인 목성보다 어두우면 그 불리함이 더욱 크다. 이는 사랑을 충분히 받기 전에 이해와 적응부터 배운 삶의 구조를 말한다. 그런 사람은 세상을 빨리 읽지만, 쉽게 믿지 못한다. 귀가 어두우면 관계의 신호를 왜곡해 듣는다. 피드백을 회피하거나,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반응한다. 현대 심리학으로 말하면 이는 애착 불안과 관계 회피의 뿌리와 맞닿아 있다. 그래서 오늘의 우리는 반드시 이 질문 앞에 서야 한다.
“나는 아직도 유년의 상처로 세상을 듣고 있지는 않은가.”
금성·목성을 밝히는 법: 반박 없는 청취 3분
사람들 말에 유난히 예민하게 반응한다면 귀가 아직 긴장해 있는 상태일 수 있다.
조언은 잘 듣는데 정이 잘 안 붙는다면 이해는 많고 공감은 적은 상태일지도 모른다. 의견을 듣는 동안 반박을 미루는 규칙을 둔다. 공감은 설득보다 먼저 온다. 관계의 별은 말을 잘해서가 아니라 안전하게 들어줄 때 다시 밝아진다.
이마의 별-화성(火星): 지혜가 머무는 자리
‘火星居額 爲智慧之府’(화성거액 위지혜지부) 화성은 이마에 있어 지혜의 창고가 된다. 이마는 생각의 크기이자 삶의 안정도를 보여준다. 상서는 이마의 주름을 시간의 흔적이 아닌 삶의 질서로 보았다. ‘天文 人文 地文 三紋明朗者 吉’(천문 인문 지문 삼문명랑자 길) 천문·인문·지문 세 주름이 분명하면 길하다. 이 세 줄은 하늘을 이해하는 눈, 사람을 헤아리는 마음, 현실을 감당하는 힘을 뜻한다. 그 간격은 손가락 세 개 너비가 표준이라 하여 과도한 긴장도, 지나친 무심함도 경계했다. ‘額廣而明 正而無傷 爲上’(액광이명 정이무상 위상) 이마가 넓고 밝으며 반듯하고 주름·반점·검버섯·상처가 없으면 가장 길하다. 현대적으로 말하면, 화성이 밝은 사람은 생각이 맑고 자기 삶의 방향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주름이 문제인 것이 아니라, 불안으로 찌든 주름이 문제다. 삶을 안정시키는 것은 나이보다 생각의 태도다. 화성이 흐리면 목표는 많으나 방향이 없다. 인지적 과부하와 결정 회피가 반복된다.
화성을 밝히는 법: 하루 한 번의 방향 설정
아침 5분, 오늘의 핵심 질문 하나를 적는다. “오늘 내가 지켜야 할 한 가지 기준은 무엇인가?” 이는 주의 자원을 모으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다.
중년의 별-토성(土星): 삶의 중심과 책임
‘土星居鼻 爲一身之主’(토성거비 위일신지주) 토성은 코에 있어 한 몸의 주인이 된다. 코는 중년의 운세, 즉 삶을 떠받치는 중심축이다. ‘鼻厚則吉壽上陷 低仰突者 凶’(비후즉길수상함 저앙돌자 흉) 코가 두툼하면 길하나 연수상이 함몰되거나 낮거나 툭 불거지면 흉하다. 상서는 이를 ‘떠돌이별’이라 불렀다. 중년 이후 중심이 흔들리면 사람은 바쁘게 움직이되 정착하지 못한다. ‘土星不正 當愼中年’(토성부정 당신중년) 크고 작은지, 길고 짧은지, 콧방울의 유무는 삶의 완충 능력, 여유, 회복력을 본다. 현대적으로 토성은 책임을 떠안는 힘이다. 중년의 위기는 나이가 아니라 중심을 잃은 삶에서 온다. 토성이 약하면 책임을 외주화하고, 성과의 지속성이 끊긴다. 스트레스 내성이 급격히 낮아진다. 상서에서는 특별히 화성과 토성을 중시한다. ‘火土僞本 其餘爲用’(화토위본 기여위용) 화성과 토성은 근본이요, 나머지는 작용이다. 즉 생각의 방향인 화성과 삶을 지탱하는 중심인 토성이 흔들리면, 듣고 말하는 기능인 금‧목‧수성은 자연히 과열되거나 고갈된다는 의미이다. 별의 밝기는 과장이 아니라 균형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토성을 세우는 법: 작고 반복 가능한 책임
큰 결심보다 작은 약속의 반복이 토성을 만든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같은 행동. 지속성은 재능을 이긴다.
입의 별-수성(水星): 그 사람의 그릇
‘水星居口 觀其器量’(수성거구 관기기량) 수성은 입에 있어 그 사람의 그릇을 본다. 입은 운을 부르는 문이자 자기 자신을 대하는 태도의 출구다. ‘口論大小 厚薄 彈力 爲要’(구론대소 후박 탄력 위요) 입의 크고 작음, 두껍고 얇음, 탄력의 유무가 중요하다. 말이 거친 사람은 대개 자기 자신에게도 가혹하다. 수성이 맑다는 것은 자기 삶을 존중하는 언어를 쓴다는 뜻이다. 반면 입이 거칠면 말이 호흡을 앞지른다. 감정 조절 실패가 대인 갈등으로 전이되어 노년의 운세가 나빠진다.
수성을 고르는 법: 말의 속도 관리
말을 조금만 천천히 해도 하루의 피로는 눈에 띄게 줄어든다. 입이 편안해 보이는 사람은, 인생을 과하게 밀어붙이지 않은 사람이다. 호흡 한 번에 문장 하나, 말의 속도를 늦추면 감정의 파고가 낮아진다. 소통은 전달이 아니라 순환이다.
왜 지금, 오성인가
‘治命不與治心’(치명불여치심) 운명을 고치려 하기보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먼저다. 속도가 미덕인 시대일수록 사람은 쉽게 소진된다. 상서는 오래전에 이미 답했다. ‘五星不在多 在於明’(오성부재다 재어명) 별은 많음에 있지 않고 밝음에 있다. 하늘의 오성을 바라보듯, 얼굴의 오성을 살핀다는 것은 운명을 두려워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기 삶을 다시 사랑하기 위함이다. 즉 별을 더 많이 가지려 하지 말고, 이미 가진 별을 밝히라는 뜻이다. 오성은 타고난 운명이 아니라 관리의 영역이다. 우리 얼굴의 별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가려진 것이다. 가려진 별은 생활 습관과 태도의 교정으로 다시 밝아진다. 유년의 귀를 부드럽게 열고, 이마의 생각을 안정시키며, 코의 중심을 세우고, 입으로 조화롭게 순환할 때 그 사람의 그릇은 자연히 커진다.
지금도 늦지 않다, 얼굴 위의 별을 다시 밝히는 삶
‘相由心生 心正則相明’(상유심생 심정즉상명) 얼굴은 마음에서 나오고, 마음이 바르면 얼굴도 다시 밝아진다.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이제는 늦었다고, 얼굴에는 이미 살아온 세월이 다 새겨져 있다고, 그러나 상서는 한 번도 늦었다고 말하지 않았다. 다만 별은 사라지지 않으며, 돌보지 않으면 흐려질 뿐이라고 말했을 뿐이다. 귀의 별, 금성과 목성은 지금의 우리에게 묻는다. 여전히 세상을 경계하며 듣고 있지는 않은지, 말보다 방어가 먼저 나오지는 않는지, 그러나 한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순간 유년의 별은 다시 부드럽게 빛나기 시작한다. 이마의 별, 화성은 조용히 방향을 가리킨다. 더 많은 생각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오늘 지켜야 할 기준 하나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방향이 바로 서면 생각은 자연히 쉬고, 얼굴에도 서서히 여유가 깃든다. 코의 별, 토성은 삶의 중심을 일깨운다. 속도가 느려도 괜찮고, 크지 않아도 괜찮으니 오늘도 지킬 수 있는 작은 책임 하나를 놓치지 말라고 말한다. 그 반복이 삶의 중심을 다시 세운다고 가르친다. 입의 별, 수성은 말의 온도를 낮추라고 권한다. 말을 조금 늦추기만 해도 감정은 차분해지고, 자기 자신에게도 이전보다 덜 가혹해진다. 그때 비로소 말은 상처가 아니라, 삶을 순환시키는 숨이 된다. 이렇게 다섯 개의 별은 서로 다른 말을 건네는 듯하지만,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모인다. 더 가지려 애쓰지 말고, 이미 가진 것을 밝히라는 것이다.
오성은 타고난 운명이 아니라, 지금도 관리할 수 있는 삶의 질서다. 잘 듣고, 생각을 쉬게 하며, 중심을 세우고, 말의 속도를 늦추라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가는 얼굴은 화려하지 않아도 깊이가 있고, 젊지 않아도 충분히 빛나며, 완벽하지 않아도 행복하다. 지금도 늦지 않다. 오성을 밝혀 정말 멋있는 내 얼굴의 별을 잘 돌보며 행복하게 살아가도 된다. 그것이 상서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오래된 동시에 가장 따뜻한 희망이다.
(靑旻) 오서연 동양문화 전공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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