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어제 저녁부터 붕어빵을 준비해서 오늘 아침 일찍 나왔습니다. 이용하시는 시장상인분들이 연세가 많으신데, 우리 붕어빵이 최고라 말씀주시는 모습에 오늘의 추위도 힘듦도 잊었어요. KB착한푸드트럭에 선정돼 지원을 받은 것이 저에겐 큰 희망입니다. 앞으로 받은 사랑을 더 나누고 실천하는 착한푸드트럭이 되겠습니다." (KB착한푸드트럭 사업에 참여한 '푸드진열장' 이승호씨)
KB금융그룹이 지난 9월 소상공인을 응원하기 위해 새로 시작한 'KB착한푸드트럭' 사업이 초반부터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그간 '푸드트럭'(음식판매자동차)은 사실상 소상공인 상생 분야에서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는데, KB금융이 대형 금융그룹 중 처음으로 지원 발걸음을 뗐다.
푸드트럭은 진입 장벽이 낮아 소자본·소규모로 시작할 수 있는 대신, 규제의 벽이 유달리 높다. '업종'만 해도 다류·아이스크림류·분식·빵·떡·과자 등을 판매하는 휴게음식점 또는 제과점 형태만 영업이 가능하다. 사업자 연령대도 60대 이상 고령층이 대부분이다. 그간 금융권 소상공인 지원 분야에서 순위가 뒤처졌던 이유다.
KB금융은 사단법인 '좋은변화'와 함께 KB착한푸드트럭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KB금융과 좋은변화는 소상공인 지원 사업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던 중 푸드트럭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첫 시작으로 푸드트럭 총 60곳을 선별해 ▲외식 마케팅 전문가의 일대일 컨설팅에 기반한 '푸드트럭 노후환경 개선' ▲전국 지역축제 현장 등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할 수 있는 '판로확대'를 지원한다. 사업 비용은 '노후환경 개선'의 경우 1대당 최대 670만원, '판로확대'는 1회당 200만원 한도에서 KB금융이 모두 부담한다.
지난 9월 푸드트럭 영세사업자를 대상으로 접수를 시작, 한 달 보름 사이 접수가 마감됐다. 아직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신사업이지만 푸드트럭 관련 커뮤니티 등을 통해 소상공인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KB착한푸드트럭 사업 담당자는 "경기 여건이 녹록지 않고 매출 경쟁은 치열해 사업자들이 바로 옆 푸드트럭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라도 트럭 노후환경 개선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지원자를 대상으로 푸드트럭 노후화 개선 계획서를 포함한 서류 및 지원동기, 매출 등을 토대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 관문을 통과한 10명의 푸드트럭 사업자들은 이미 '새 영업'을 시작했다. KB금융과 좋은변화는 내년 3월까지 남은 50대의 사업 개시를 완료하고, 이후부터는 푸드트럭 60곳 판로확대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좋은변화 관계자는 "기존 소상공인 상생 분야는 큰 사업이 대부분이라 상대적으로 영세한 푸드트럭과 관련한 내용은 사실상 전무했다"면서 "KB금융이 다른 기업들의 지원 손길이 닿지 않은 곳, 더 소외된 계층에 대한 도움 의지를 드러내 푸드트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B착한푸드트럭 사업은 내년 말까지로 계획돼 있지만 향후 확장 가능성이 열려있다. KB금융은 '돌봄' '상생'을 중심으로 사회공헌 전략을 개편한 뒤로 소상공인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KB착한푸드트럭과 궤를 같이 하는 'KB마음가게'의 경우 작년 9월 60곳으로 시작해 올해 10월에는 477곳으로 지원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소상공인 상생 사업은 상대적으로 이자지원에 집중된 모습이었는데, 앞으로는 컨설팅에 기반한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을 많이 시도하려 한다"면서 "이제 막 시작한 KB착한푸드트럭 등과 같은 사업이 소상공인의 자립은 물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