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존비즈온이 일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 진출하는 많은 기업이 선택하는 도쿄 대신 일본 북단에 위치한 삿포로에 법인을 세운 이유가 관심을 끌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6월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 현지 법인 제노랩(Gennolab)을 세웠다.
통상적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IT기업들이 법인을 세우는 곳이 비즈니스 중심지 도쿄인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선택이다. 삿포로는 도쿄에서 북쪽으로 직선거리로 800km 이상 떨어져 있다. 일본에 진출한 주요 IT기업이 삿포로에 법인을 세운 사례를 찾기 어렵다.
더존비즈온이 삿포로를 일본 사업의 전초기지로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일본 법인의 주된 역할을 영업보다 연구개발(R&D)로 잡은 점이 꼽힌다. 이 때문에 도쿄에 비해 임대료, 인건비 등이 상대적으로 낮은 삿포로를 선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삿포로의 해외 기업 유치정책도 감안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존비즈온은 제노랩을 일본의 법률 및 금융 규정에 맞춰 ERP 시스템을 개선하는 허브 역할과 일본 표준을 충족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R&D 거점으로 삼고 있다.
당초 도쿄에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삿포로의 생활비가 도쿄보다 저렴해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것이 더 쉽고, 홋카이도대학와 같은 우수한 교육기관이 인근에 있어 인재풀 잠재력이 있다는 것도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삿포로시로부터 임대료 보조금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장기적으로 일본 현지에 데이터센터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데, 이 경우 삿포로의 시원한 날씨가 장점이 될 수 있고, 지자체의 설비 투자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삿포로를 선택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더존비즈온은 2011년 서울을 떠나 본사를 강원도 춘천시 강촌으로 옮기는 결단을 보인 기업이어서 이처럼 과감한 결정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존비즈온 강촌캠퍼스는 R&D센터, 공인전자문서센터 등과 함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더존비즈온은 일본에서 더존비즈온보다 제노랩을 앞세워 비즈니스를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켓플레이스에도 더존비즈온 대신 제노랩이 등재돼 있다.
더존비즈온은 2분기 실적발표자료에서 하반기에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해 신성장동력 확보를 기대하고 있으며, 일본 법인 제노랩이 최근 일본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현지 관련 기업들과 깊이 있는 협력 관계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AWS, 앤트로픽 등 글로벌 빅테크 및 인공지능(AI) 전문기업과 업무협약을 맺어 글로벌 연대를 통한 해외 진출 기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시선은 삿포로라는 다소 이례적인 선택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그리고 더존비즈온의 글로벌 행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에 쏠리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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