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경북 포항시 포스크 포항제철소에서 열린 철강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앞서 2후판공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2025.03.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업 중심의 성장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재계와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가운데 여당도 주요 산업시설을 방문하며 맞불을 놓는 모습이다. 우클릭을 통한 이 대표의 중도층 공략을 저지하겠단 의도로 읽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경북 포항시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열린 '철강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철강산업 지원 법안을 발의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며 "대한민국 철강 산업은 제조업 생산 6.7%, 수출 5.6% 차지하는 핵심 전략 사업이다. 국가 기반 산업인만큼 국가 차원의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철강 산업에 피해를 주는 중국산 철강산업 제품에 대해 최대 38% 반덤핑 과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산 철강 저가 공세에 대응하고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적절한 조치였다"며 "급변하는 무역 질서에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술력 신장도 중요하다"며 "우리 역시 일본, EU(유럽연합)처럼 탄소중립 R&D(연구개발) 및 실증 상용 설비 투자에 제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오는 6일에는 서울 강서구 LG AI연구원을 찾는다. LG AI연구원은 LG그룹이 인공지능(AI) 원천기술 확보 등을 위해 2020년 LG경영개발원 산하에 설립한 AI 전담 조직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제조시설을 방문한 이튿날 차세대 미래먹거리 분야를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권 원내대표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이재명 대표의 친기업 행보에 대한 일종의 견제구로 해석한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더불어민주당-한국경제인협회 민생경제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류진 한경협 회장. 2025.3.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류진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풍산 회장)과 만났다. 민주당 대표와 한경협 회장의 만남은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한경협은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뒤 문재인정부로부터 해외순방 등 국정에 철저히 배제되며 민주당과도 오랜 시간 거리를 둬왔다.
이 대표는 이날 류진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한경협의 만남이 10년 만이다. 당내에서도 (류 회장과) 이런 식으로 만나선 안 된다는 성명이 나오기도 했다"며 "전쟁 중인 적군도 만나는 것이 세상 이치인데 대한민국 경제 일익을 담당하고 국가 경제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 연합체와 안 만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향하는 바가 다를 수 있지만, 필요한 것은 대화하고 조정할 것은 조정하며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대로 (두면서라도 논의를 계속) 해야 한다"며 "국가 경제 발전에 한경협 회원사가 큰 역할을 해왔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큰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전 세계를 상대로 시장을 넓혀가는데 정치권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는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첫 공식 만남을 예고한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부터 재계와의 접점을 늘려 왔다. 지난해 9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국회를 방문한 최태원 SK 회장과 만남을 가진 지 약 2개월 뒤(11월) SK가 주최한 AI 간담회를 직접 찾아 최 회장과 재회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표는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업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라고 강조하고 기업과의 접점을 늘리는 데 속도를 냈다. 반도체 특별법 52시간 예외, 상속·소득세 완화 등 재계가 반길만한 주제에 대해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수출 기업의 고민을 듣는 토론회 좌장을 맡아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지난달 20일 현대차 아산공장을 방문한 이 대표는 "기업 성장이 결국 그 나라 경제성장의 전부다. 세계가 인정하는 경제 강국으로 가는데 현대차가 중심에 있길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