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광산 폐기물 단계부터 ‘산성광산배수’ 막는 해법 모색

2025-12-10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호주 연구팀이 광산 운영 초기부터 폐기물(테일링)을 정밀 분석해, 장기적인 환경 피해를 유발하는 산 및 금속 배수(AMD)를 예측·차단하는 새로운 복구 전략을 제시하고 나섰다.

플린더스대학교 연구진은 전 세계적으로 수천 개의 광산이 방치된 가운데, 호주의 강화된 광산 복구 법·제도가 장기 복원 모델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광산 폐기물 단계에서부터 AMD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플린더스대학교 이공대학의 사라 하머(Sarah Harmer) 교수는 “산 및 금속 배수(AMD)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일은 광산 분야에서 가장 지속적이고 까다로운 환경 과제 중 하나”라며 “지구화학, 광물학, 미생물학을 결합해 광산 폐기물 속 화학·생물학적 과정이 어떻게 황화물 산화를 가속하거나, 일부 경우엔 늦추는지 규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최근 업계 파트너와 플린더스 ‘마이크로바이옴 탐사를 위한 가속기’ 소속 연구자들과 함께 환경지구화학·건강(Environmental Geochemistry and Health) 학술지에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이러한 연구는 광산 폐쇄와 사후 토지 매립에 필수적인 기초자료이며, 가동 중인 광산과 이미 방치된 광산 현장 모두에서 미생물 상호작용과 적응 양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플린더스대학교 닉 포크(Dr. Nick Pock) 박사는 “산 및 금속 배수의 한 가지 간과된 원인은 광산 폐기물에서 자라는 박테리아”라며 “이 박테리아들은 말 그대로 바위를 ‘먹어치우며’, 그 부산물로 더 많은 산과 금속을 방출해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를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아픈 환자를 진단하듯, 광산 폐기물의 박테리아 감염을 진단하려 한다”며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미생물을 확인하기 위해 DNA 기반 분석을 적용, 폐기물에 어떤 미생물이 존재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금속 배수를 촉진하는 미생물 군집을 파악함으로써, 향후에는 이 미생물을 억제하거나 조절하는 방향의 복구 솔루션 설계도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호주에 본부를 둔 5년제 국가 광산경제혁신협력연구센터(CRC TiME)의 ‘프로젝트 3.10’ 일환으로 수행되고 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호주 필바라(Pilbara) 지역에서 북극권, 몽골 고비 사막에 이르는 12개 광산 현장에서 최대 2톤 규모의 광산 폐기물 샘플을 확보해 정밀 침출(leaching) 실험을 진행했다.

하머 교수는 “이 실험을 통해 실제 현장 환경에서 AMD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 전례 없는 이해를 얻게 됐다”며 “초기 결과만으로도 미생물 활동, 광물학적 특성, 산 생성 사이의 관계에 대한 기존 인식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실험 결과를 토대로 더 똑똑하고 지속 가능한 광산 폐쇄 및 재활 전략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실험실에서 검증된 새로운 복구 전략을 실제 광산 현장 조건에 적용·확장해 광산 폐기물을 직접 처리하는 후속 연구를 준비 중이다.

이번 연구는 광산 복구를 채굴 종료 후의 ‘사후 처리’로만 보지 않고, 광산 설계·운영 초기부터 미생물·광물·지구화학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한다.

연구진은 “광산 폐기물이 어떻게 쌓이고, 그 안에서 어떤 미생물이 어떤 속도로 암석을 분해하는지를 처음부터 감안해야, 수십 년 뒤 산성광산배수와 중금속 오염이라는 ‘후폭풍’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의 강화된 광산 복구 법제와 이번 연구 성과는, 전 세계에 방치된 수많은 폐광 및 광산 현장의 장기 복원 전략을 새로 설계하는 데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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