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올해 만나고 싶다"…'남북 경협' 재가동 가능성은?

2025-08-26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자리에서 연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겠다고 밝히면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커졌다. 국내 중소기업계에선 이를 계기로 남북 경제협력 재개도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 가진 첫 정상회담 자리에서 “김정은과 올해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먼저 “김정은도 만나달라”고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추진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임기 당시에도 김 위원장을 세 차례에 걸쳐 만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오는 10월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 의향을 묻는 질문에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가능성은 작지만 김 위원장이 APEC 초청에 응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수도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과거 개성공단 진출 경험이 있는 중소기업계는 반색했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 회장을 지냈던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나겠다는 얘기는 수시로 해왔지만, 이번엔 이해 당사자인 이 대통령 앞에서 직접 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크다”며 “국내 제조업이 점점 붕괴되는 현실에서 남북 경협이 재개되면 중소기업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2004년 설립된 개성공단은 2016년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 2020년 6월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마저 폭파되며 남북 경협은 완전히 끊겼다. 공단 입주기업의 인허가, 출·입경 등을 지원하던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도 지난해 3월 해산했다. 금강산 관광지구에서도 사실상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남측 시설인 이산가족면회소가 철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경협이 재개될 경우 장점은 뚜렷하다. 북한은 인건비와 물류비가 저렴한 데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다 보니 중국·베트남 등에 비해 노무 관리가 용이하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약 90%가 중소기업으로, 대부분 섬유·봉제·가방·시계 등 노동집약적인 품목을 생산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1년 개성공단 입주기업 11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1.9%가 ‘개성공단이 재개될 경우 입주 의향이 있다’고 답할 정도로 경제적 효과는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의 태도다. 이재명 정부는 대북 확성기 중단·철거, 9·19 군사합의 복원 선언 등 대북 유화책을 이어가고 있지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최근 ‘(남북) 상호 간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는 이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을 두고 “마디마디, 조항조항이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비난 수위를 오히려 높였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화가 나거나 전혀 그러진 않았다”며 대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앉힐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북미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이 과정에서 한국은 배제될 가능성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안에 만나겠다’고 강조한 만큼 김 위원장과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은 굉장히 크지만, 한국은 이미 북한으로부터 패싱당하고 있다”라며 “남북 경협이 과거와 같은 형태로 재개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설사 재개되더라도 언제든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중단될 수 있다는 리스크는 안고 가야 한다. 과거에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대부분 자산을 회수하지 못하고 쫓겨나듯이 나왔기 때문이다.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당시 피해 금액은 총 7779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정부로부터의 보상 지원은 약 80% 수준에 그쳤다. 김기문 회장은 “다시 공단이 가동된다면 한국만이 아니라 중국·러시아·미국 등 다양한 국가가 함께 참여하는 ‘다국적 공단’으로 만들어 (일방 폐쇄에 따른)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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