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인하는 요원"...트럼프·시진핑 회담, 관계 재정비선에 그칠 듯

2025-10-22

관세·희토류 등 핵심 현안 대치...'대규모 무역합의' 어려워

전문가들 "오히려 디커플링 심화" 경고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긴장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번 만남이 관세나 수출 통제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1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배런스(Barron's)는 JP모간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응답자의 44%는 대중(對中) 관세가 유지될 것으로, 34%는 오히려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현재 양국은 최소한의 외교 균열을 막기 위해 분위기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전 국무부 아시아 담당 고위 관료이자 현 아시아그룹 파트너인 대니얼 크리튼브링크는 "막후 협의가 예상보다 생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양국 모두 최근 고조된 갈등 직후 긴장을 빠르게 누그러뜨리려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양측 모두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지 않으려는 의지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 미-중 회담, '관계 재안정'에 초점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투자자들의 초점인 관세나 수출 통제 완화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도 양국은 서로를 '경제적 강압'의 주체로 지목하며 공방을 이어갔다.

미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중국이 조선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외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중국은 자국과 협력 중인 중앙아메리카 인력에 비자 발급을 거부한 미국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번 공방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 제한 조치에 대응해 "대중 100% 관세"를 경고한 직후 벌어져, 불안정한 휴전 상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월가 분석가들은 한국에서의 이번 정상 회담이 '대규모 무역합의'보다는 '관계 재안정'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전 미 상공회의소 국제담당 수석이자 DGA-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마이런 브릴리언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큰 거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현실적 기대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100% 관세 철회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허가 절차 명확화 정도"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미국 방산업체에 희토류 수출을 허용하거나,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허가 절차를 완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양국 모두 협상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보는 한, 실질적 규제 완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양국 관계가 유지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베이징을 방문할 경우, 보다 포괄적 합의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여기에는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단했던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하거나 미국 항공기 구매를 검토하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중국은 이러한 조치의 조건으로 펜타닐 관련 관세 인하, 반도체 수출 통제 완화, 그리고 대만 문제에서 미국이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나 "대만 독립 반대"를 명시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게이브칼의 루이 게이브는 "트럼프와 시진핑이 우호적 신호를 보낸다면 위안화, 유가, 중국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도체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관련 장비업체 주가가 다시 랠리를 보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희토류 문제는 언제든 미중 갈등을 폭발시킬 수 있는 '뇌관'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요인 역시 변수로, 미국은 과거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25%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최대 구매국인 중국에는 같은 제재를 적용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비판했지만 관세 부과는 하지 않았다.

BCA리서치의 지정학 전략가 매트 거트켄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다시 관세 카드를 꺼낸다면, 시진핑 주석은 합의에 나설 이유가 줄어든다"고 진단했다.

브릴리언트는 "미중 관계는 느리지만 분명히 '경제적 탈동조화(Decoupling)'로 향하고 있다"며 "양국은 갈등의 급격한 격화를 피하기 위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주 말레이시아에서 열릴 예정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의 회동은 트럼프-시 주석 회담이 예정대로 추진될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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