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타이틀 스폰서를 공개 모집하는 KOVO, 이례적 행보에 숨겨진 고민

2025-04-29

프로야구 KBO리그가 국내 최고 프로스포츠라면, 프로배구 V리그는 불과 몇 년 사이 겨울 스포츠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흥행 열기만 따지면 프로야구 못지 않다. TV와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전 경기가 생중계되면서, 스포츠를 향한 갈증이 커지는 겨울 시즌에 스포츠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V리그 평균 시청률은 남녀 통합 0.89%에 이르면서, 이제 프로야구를 위협할 만큼의 매력적인 콘텐츠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평균 시청률는 물론 중계 횟수(1458회·케이블TV 생방송 기준)에서 프로야구(2024시즌 기준)에 이은 압도적 ‘2인자’ 지위를 지키고 있다. 여자부 평균 시청률 1.25%는 프로야구(0.98%)를 넘어서는 인기를 누렸다.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가 격돌한 2024~2025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최종전 승부는 포털사이트 생방송에 몰린 동시 접속자가 한때 10만이 넘어설 정도로 높은 관심 속에 열렸다. 시청률은 3.08%로 이번 시즌 V리그 시청률 1위, 역대 2위의 기록을 찍었다. 역대 최다 매진(33회)을 기록한 시즌 누적 관중은 전 시즌 대비 2% 증가한 59만8216명으로 7~8년 전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정도 늘었다. 그러면서 중계권 가치는 최근 10년 동안 200% 올라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V리그는 매 시즌 역대급 흥행을 경신하고 있지만 반대로 한국배구연맹(KOVO)의 고민은 깊어진다. 도드람양돈농협와 8년 동행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새 타이틀 스폰서 계약이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년간 최종 협상 단계까지 간 기업들이 4~5개 정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했다. KOVO의 위기에 도드람이 3년 계약 기간이 끝난 뒤인 2024~2025시즌에도 타이틀 스폰서를 1년간 유지해줘 시간을 더 벌었음에도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심각한 경제 위기라는 불안감에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큰 지출을 꺼려하는데 따른 직격탄이다.

V리그 타이틀 스폰서는 한 해 30억원 규모로 알려진다. 높아진 V리그 위상을 고려하면 큰 돈은 아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V리그의 타이틀 스폰서 미디어 노출 효과는 2017~2018시즌과 비교해 2023~2024시즌에 무려 약 135%가 늘어난 4190억원으로 분석된다. 도드람은 처음 V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2017년과 비교해 2023년에 브랜드 매출이 117%, 사업 규모가 75%가 확대됐다. V리그와 손잡은 뒤 약 31%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를 누린 것으로 평가된다.

KOVO에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는 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 붙었다. 배구계에서는 위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통 타이틀 스폰서 재계약이나 새 계약 협상은 시즌 중에 마무리돼 발표하곤 하는데 공백기가 생겼다. 급기야 KOVO는 “타이틀 스폰서 공개 모집한다”고도 했다. 타이틀 스폰서를 공개적으로 찾고자 하는 행보 역시 이례적으로 KOVO의 깊은 고민이 전해지는 대목이다.

KOVO는 “V리그는 관람객의 약 84%가 핵심 소비력을 갖춘 10∼40대다. SNS 등 디지털 구독자 약 70만명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가능하다. 그리고 아시아쿼터 제도를 비롯해 트라이아웃 제도를 통한 동남 아시아권은 물론 해외시장 공략에도 효과적”이라고 V리그를 재차 홍보했다. KOVO 관계자는 “새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는게 여건상 쉽지 않은 상황은 분명하다. 하지만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새 시즌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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