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활유로 버틴 정유업계…빅4 부문별 영업이익서 전부 1위

2025-02-13

지난해 정유업계가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데 윤활유 사업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실적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원유 정제 마진이 줄어들었음에도 윤활유 사업이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며 업계 실적을 견인한 것이다. 올해도 윤활유 제품 수요가 성장세를 보이며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은 지난해 전체 사업 중 윤활유 부문에 가장 큰 영업이익인 6867억 원을 벌어들였다. 내부 계열사인 SK온이 배터리 사업에서 1조127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으나 이를 절반 가까이 상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어 석유개발사업(5723억 원), 석유사업(4611억 원), 화학사업(1253억 원) 등에서 선방하며 최종적으로는 3155억 흑자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해도 윤활유사업은 SK엔무브 고급 윤활기유 제품의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엔무브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에쓰오일도 윤활유 부문이 전체 사업 영업이익(4606억 원)보다 많은 5712억 원의 흑자를 냈다. 정유 부문에서 2454억 원의 적자가 났지만 윤활유와 석유화학(1348억 원) 사업이 선방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보다 13.6% 증가한 296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윤활유 부문이 정기보수 종료로 가동률을 회복하고 봄철 윤활유 성수기인 만큼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D현대(267250)오일뱅크과 GS(078930)칼텍스도 사업 부문 중 가장 큰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윤활유였다. HD현대오일뱅크은 윤활유와 정유사업에서 각각 1681억 원과 956억 원의 흑자가 났다. 석유화학 부문에서 699억 원 영업손실을 봤지만 최종적으로 258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GS칼텍스 또한 윤활유 부문이 4740억 원을 벌어들여 총 영업이익(4626억 원)보다 많았다. 정유 사업은 2131억 적자를, 석화 사업은 1567억 흑자를 봤다.

윤활유 사업은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정유업계의 대표적 비정유 사업으로 떠올랐다. 정유사는 휘발유, 경유 등에서 정제하고 남은 잔사유를 재처리해 윤활유 원료인 윤활기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 윤활기유에 산화안정제, 내마모제 등 여러 첨가제를 더하면 윤활유가 된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나 전기차 배터리의 열을 식혀주는 액침냉각 시장이 열리면서 윤활유의 사업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국내 윤활유 시장은 연평균 3.1% 성장해 2025년 8억5749만 리터에서 2030년 9억9793만 리터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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