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카쓰키’ 탐사선 활동 종료
10년간 논문 178편 자료 수집
향후 수년간 금성 탐사선 ‘공백’

태양계 2번째 행성인 금성 근처에서 인류가 유일하게 운영하던 무인 탐사선 임무가 공식 종료됐다. 해당 탐사선은 일본이 발사했다. 다음 탐사선이 지구를 떠나는 2030년대 초까지 인류는 금성을 코앞에서 관찰할 기회를 잃게 됐다.
지난달 28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금성 궤도에서 활동하던 탐사선과의 연결이 끊어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됐다”며 자신들이 발사한 무인 금성 탐사선 ‘아카쓰키’의 활동 종료를 공식 발표했다.
아카쓰키는 지난해 5월 이후 지구와의 교신이 두절됐다. JAXA가 통신을 복구하기 위해 1년 넘게 노력했지만 결국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아카쓰키는 지난 10년간 인류가 금성 궤도에서 운영한 유일한 탐사선이었다. 임무는 기후 관측이었다. 가장 집중적으로 살핀 대상은 금성 표면에서 50~70㎞ 고도에 분포한 구름층이었다.
이곳에서는 시속 약 400㎞에 이르는 강풍이 분다. 금성 자전 속도(시속 약 6.5㎞)보다 약 60배나 빠른 바람이 분다는 것인데, 이는 매우 특이한 현상이다. 특정 행성의 바람 속도가 자전 속도를 상회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구 자전 속도는 시속 약 1600㎞에 달하지만 강력한 태풍이나 허리케인에서 부는 바람은 시속 200~300㎞에 그친다.
JAXA는 “아카쓰키가 지속적으로 관찰한 자료를 통해 강풍 원인을 밝힐 실마리를 찾았다”고 했다. 금성의 구름층 속 바람이 태양열을 받을 때마다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을 규명한 것이다.
아카쓰키가 금성까지 가는 데에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2010년 5월 발사돼 12월 금성 궤도에 진입하려고 했지만 주엔진 고장으로 당시 시도는 실패했다. 아카쓰키는 우주에 머물다 5년 뒤인 2015년 12월 금성에 다시 접근했고, 이때 보조 추진기를 이용해 궤도 진입에 극적으로 성공했다.
JAXA는 “아카쓰키의 관찰을 바탕으로 세계 과학계에서는 금성과 연관된 논문이 178편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아카쓰키가 금성의 비밀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아카쓰키 활동 종료로 인류가 금성을 코앞에서 관찰할 기회는 수년간 사라지게 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자신들의 탐사선을 2030년대 초에나 발사할 예정이다. 이 일정도 자금 지원과 기술 개발이 잘 진행됐을 때를 전제로 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금성을 살피는 일은 당분간 지상 천체 망원경을 이용한 장거리 관측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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