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면 끝장입니다”…2년 내 사망률 70% ‘이것’ 뭐길래?

2025-06-07

계단 오르기, 낙상 예방의 열쇠…노년 건강 지키는 생활 속 운동

“운동을 위해 특별한 도구나 장소가 필요한 시대는 이미 지났다”

승강기 대신 계단 선택…작지만 지속적 실천이 건강한 삶 만들어

나이가 들수록 근력과 균형 감각은 자연스럽게 저하된다. 노인에게 가장 흔하고도 위험한 사고는 ‘낙상’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넘어져 다치는 이 사고는 단순한 부상으로 끝나지 않는다. 고령자의 경우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2년 이내 사망률이 70%에 달한다. 수술을 받아도 사망률은 30%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노인은 하체 근력 약화와 평형 유지 기능 저하로 인해 낙상 위험이 크다. 최대한 오랫동안 독립적인 삶을 유지하고 싶다면 하체 근력과 균형 감각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계단 오르기’다. 특별한 헬스장이나 기구 없이도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이 운동은 과학적으로도 효과가 입증됐다.

8일 학술지 ‘체력과 컨디션 조절 연구 저널’(Journal of Strength and Conditioning Research) 에 발표된 벨기에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계단 오르기는 하체 근력을 향상시키고 균형 감각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헬스장에서 피트니스 기구를 이용한 운동과 유사한 수준의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는 65세에서 80세 사이의 건강한 노인 46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레그 프레스 기구를 이용한 하체 근력 운동을, 다른 그룹은 계단 오르기 운동을 주 2회씩 수행했다. 계단 운동은 층당 6계단으로 구성된 2층 높이의 계단을 최대한 빠르게 오르고 45초간 휴식한 뒤 이를 4차례 반복하는 방식이었다.

12주간 진행된 실험 결과, 두 그룹 모두 하체 근력과 보행 능력(의자에서 일어나 걷는 속도)이 향상됐다. 주목할 점은 계단 오르기 그룹이 계단 오르기 테스트에서 더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단 10분의 계단 오르기만으로도 근력 강화와 균형 감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계단 오르기는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으며, 접근성도 뛰어나 일상 속에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한 자세도 중요하다. 계단을 오를 때는 발을 11자로 유지하고, 발의 앞부분이 아닌 발 전체를 디디는 것이 안전하다.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고령자는 발바닥 전체로 디딤으로써 넘어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허리는 곧게 펴고 상체가 앞으로 과도하게 기울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난간을 잡을 경우에는 몸을 끌어올리는 용도가 아니라 균형 유지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계단 오르기는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등의 하체 근육을 강화하는 근력 운동이자 심박수를 높이는 유산소 운동의 성격도 지닌다. 걸음마다 균형을 요구하므로 자연스럽게 평형 유지 능력도 함께 향상된다.

또 다른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에 2024년 게재된 국제 공동 연구에 따르면, 계단 오르기와 같은 짧은 고강도 활동은 심혈관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 여성의 경우 하루 단 4~5분간 계단을 오르는 것만으로도 심장 질환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건강한 수명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전문가는 “노년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낙상 예방”이라며 “고관절 골절은 치명적일 수 있어 철저한 예방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일상 속 작은 실천만으로도 큰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적인 예가 ‘계단 오르기’”이라며 “주 2회 10분만 투자해도 하체 근력이 강화되고, 낙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계단 오르기는 접근성과 실용성이 뛰어난 운동”이라며 “올바른 자세와 꾸준함이 중요하다. 허리를 곧게 펴고 발 전체로 안정적으로 디디며 계단을 오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운동을 위한 특별한 도구나 장소가 필요한 시대는 지났다. 생활 속 작은 습관이야말로 건강한 노년을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오늘부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선택해 보라. 작지만 지속적인 실천이 건강한 삶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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