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소지자만 52만, “간호사가 왜 부족해?”… 병원 인력난의 속사정 [수민이가 궁금해요]

2025-08-25

간호사 10명 중 4명 ‘경력단절’ 상태

인력 확충보단 근본적 처우 개선 시급

간호사 이탈 주 원인은 과중한 업무

면허 간호사 10명 중 4명은 의료 현장을 떠나 ‘경력단절’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들의 활동률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력 확충이 아닌 근본적인 처우 개선과 근무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대한간호협회가 고용노동부의 지역별 고용 조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통계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월 기준 간호사 면허 소지자 52만7000여명 가운데 32만3000명(61.3%)이 실제로 의료기관이나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면허 소지자는 2019년(41만5000명)보다 11만2000명 늘었지만, 활동자는 25만6000명에서 6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비활동 간호사는 2019년 15만9000명에서 작년 6월 20만4000명으로 4만5000명 늘어 전체 면허 소지자의 38.7%를 차지했다.

간협은 “작년 6월 기준 의료기관 근무 간호사는 전체 면허 간호사의 51.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활동률(68.2%)을 크게 밑돌았다”며 “특히 신규 간호사의 1년 내 사직률은 57.4%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간호사 이탈의 주된 원인으로 △과중한 업무 △열악한 근무 환경 △낮은 보상 체계 △경력 단절 후 복귀의 어려움 등을 꼽는다. 실제로 우리나라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는 OECD 평균보다 2~5배 많아 업무 강도가 극심하다.

정부와 간호계는 유휴 간호사 문제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간호인력지원센터를 통한 재교육 프로그램 확대, 야간 근무 수당 인상, 교육전담간호사제 도입, 인권침해 예방 매뉴얼 마련 등이 추진 중이다.

그러나 단순히 신규 인력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크다. 숙련된 간호사들이 다시 현장에 돌아와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맞춤형 재교육 및 실습 제공 △시간제·탄력 근무제 도입 △장기 근속 인센티브 확대 등의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간협 관계자는 “유휴 간호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간호사 인력난 해소와 국민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숙련된 간호사들이 부담 없이 현장에 복귀하고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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