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9일 국회 연설에서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한국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번번이 열어 한일관계를 크게 비약하는 해로 만들자는 데에 (의견이) 일치했다”며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도 했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후 임시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 지난달 1일 취임 이후 외교 성과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납북 일본인 피해 문제가 이시바 정권의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하면서 “미일,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지속적 협력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초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린 라오스와 이달 중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에서 각각 정상회담을 열고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페루에선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총리가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이시바 총리는 내년 1월 초쯤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 등이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4월 취임 후 첫 국회 연설에서는 “현재 전략 환경 아래서 한국과 일본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것이 쌍방의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내년 1월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솔직한 논의”를 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미일 안보체제는 우리 나라 외교·안전보장 정책의 기축”이라며 “트럼프 차기 대통령과도 솔직하게 의논하고 일본과 미국의 동맹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달 초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트럼프 당선인과 회담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불발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원칙적으로 내년 1월 취임 이전까지 외국 정상과 만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안 그래도 정권 기반이 불안정한 이시바 총리의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진 모양새라는 평가가 나왔다.
일본 총리의 국회 연설은 정기국회 때 새해 국정과제를 밝히는 시정방침 연설과 임시·특별국회 때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소신표명 연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