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에 나온 셰프들 매장이 여기 다 있네.”
26일 오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프리미엄 델리 전문관’은 문을 열자마자 고객들로 북적거렸다. 점심식사를 하기엔 이른 시간인 데도 벽면에 마련된 테이블 좌석은 음식을 먹는 고객들로 만석이었다. 만두, 오니기리(주먹밥), 소금빵을 파는 가게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20대 여성 이모 씨는 “유명 셰프의 식당은 멀고 웨이팅이 길어 갈 엄두가 안 났는데 이곳에서 사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프리미엄 델리 전문관이 지하 1층에 1200평 규모로 이날 문을 열었다. 같은 층에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2024년 2월 오픈), 식당가 및 와인 전문관 ‘하우스 오브 신세계’(2024년 6월), 슈퍼마켓 ‘신세계마켓’(2025년 2월)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이는 공간이다. 이날 델리 전문관까지 개장하면서 2년 간 총 6000평 규모로 진행한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 프로젝트가 완성됐다. 식품관 면적으로는 국내 백화점 업계 최대 규모다.

델리 전문관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단골 고객이 자주 방문하는 점을 고려해 조성됐다. 인근 지역에 거주하면서 백화점 식품관에서 장을 보고 저녁거리를 사가는 고객들을 겨냥해 프리미엄 식음료(F&B)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입점 브랜드 총 40여 개 중 두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 최초, 단독 입점했다.
일본의 유명 오니기리 전문 매장인 ‘교토 오니마루’가 대표적이다. 일본 교토, 나고야, 도쿄 등에서 현지인들도 한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브랜드다. 일본에서와 같이 신세계백화점에서도 현장에서 쌀을 직접 구워 만드는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베키아에누보 가스트로’도 델리 버전의 매장을 강남점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저속노화 트렌드에 맞춰 유러피안 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건강한 미식을 찾으려는 고객들을 겨냥했다.
흑백요리사 출신 유명 셰프들의 매장 또한 다른 백화점 델리관과 차별화된다. 장호준 셰프의 ‘에그롤린’,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오너 김도윤 셰프가 선보인 한식 면요리 전문 브랜드 ‘서연’, 중식대가 여경래 셰프와 협업해 상하이 명물 만두(성지엔빠오)를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주는 ‘구오 만두’ 등이 들어섰다. 142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요리 유튜버 ‘취미로 요리하는 남자’가 즉석에서 구워 주는 떡갈비도 판매 중이다. 셰프들은 향후 2주가량 강남점에 직접 나와 요리할 계획이다.
장호준 셰프는 “후토마끼의 경쟁력으로 무엇을 가져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일본식 계란을 넣는 식으로 시그니처 메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유튜버 ‘취미로 요리하는 남자’도 “아침부터 떡갈비를 누가 사갈까 했는데 금방 팔렸다”며 “보통 백화점에서 만들어진 떡갈비는 오븐에 구워서 나오는데 저희는 한우, 한돈 재료를 직화로 굽고 있다”고 언급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객이 셰프들의 음식들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좌석 70석, 스탠딩 테이블 등을 마련했다.
다른 백화점들이 델리관을 줄이는 것과 달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리뉴얼된 식품관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상무는 “신세계 강남점 식품관 완성은 도전과 혁신이 만든 결과물로, 대한민국 미식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상징적인 성과”라며 “앞으로도 신세계백화점은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 혁신을 이어가며 오프라인 공간만이 줄 수 있는 가치를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