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사의 인공지능(AI) 모델로 챗GPT와 같은 인기 AI에 맞서는 메타가 ‘메타 AI’ 앱을 선보였다. 그동안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른 서비스에 흩어져있던 서비스를 독립된 앱으로 내놓은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이미 앞서있는 다른 AI와 자사의 서비스를 차별화하기 위해 메타 AI가 소셜 기능에 특화되었다고 설명했다. 이게 무슨 말일까?
저커버그는 발표 후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친구 관계가 중요한데, 평균 미국인은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3명 이하라고 했다. 메타 AI는 친구 부족 문제를 해결해 주는 일종의 AI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현재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사용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비디오를 보면서 보내는데, 5년 후에는 그렇게 수동적인 시청 대신 AI와 “상호작용”을 하게 될 거라고 예측했다. 메타 AI가 그 역할을 하게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인간관계를 하는 대신 온라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큰 이유 중 하나가 소셜미디어다. 그리고 저커버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소셜미디어 기업을 운영한다. 사람들이 그곳에서 비디오를 많이 보는 이유도 메타가 비디오를 주력 서비스로 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에는 AI를 제공하겠다는 건 말 그대로 병 주고 약 주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저커버그는 과거에도 거대한 트렌드 변화를 예측하고 선점하려고 하다가 실패하곤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과연 그가 원하는 대로 AI와 하는 대화를 좋아할 거라고 장담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의 예측대로 이뤄진다면? 사람들은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갖기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사용자의 환상과 기분에 부합하는 AI와의 관계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진짜 인간관계를 참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