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DAY 1K-CULTURE: K-PEOPLE’ 화강석에 영혼을 새기는 조각가, 장국보

2025-09-09

9일 아리랑TV ‘1DAY 1K-CULTURE: K-PEOPLE’에는 45년간 망치와 정으로 화강석을 다듬어온 조각가 장국보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했다.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장국보 조각마당. 수십 점의 조각들 사이에서 그는 “저는 지금 그 꿈속에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젊은 시절 꿈꾸던 ‘내 마당에서 돌을 깨는 삶’은 현실이 되었고, 그의 작업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장 조각가가 화강석을 처음 접한 것은 1982년. “대리석보다 다루기 쉽지 않지만 쪼면 쫄수록 매력에 빠져든다”는 그는, “돌이 깨지는 게 아니라 뜯겨나가는 것 같은 맛”에 사로잡혔다. 이후 그는 화강석과 평생을 함께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오롯이 손으로 이루어진다. “하루에 한 3만 번 정도 망치질을 하니까, 정 하나가 2~3일이면 닳아 없어집니다. 1년에 약 100개 정도의 정이 소모되지요.” 수만 번의 망치질 끝에 드러나는 형태는 작가에게 큰 기쁨을 준다. “정 자국 하나하나에 마음이 담기는데, 이걸 3D 프린트가 흉내 낼 수 있겠습니까”

그의 작품 구상은 일상의 감정에서 비롯된다. “아, 삶이 무겁다! 하면 머리 위에 돌을 얹어보자. 아, 그럼 무겁겠다! 뭐 이런 식이지요.” 이렇게 탄생한 작품이 ‘삶의 무게’ 연작이다.

또 그는 “정겨움이 참 정겹다”는 마음을 ‘기댐’과 ‘어부바’로, “세상 돌아가는 꼴이 왜 이렇지?”라는 의문을 ‘을사년 봄’과 ‘죄인’으로 표현했다.

대표작 중 하나인 ‘어부’는 그의 어린 시절 기억과 맞닿아 있다. “큰 에너지를 얻었다고 할까요? 힘차고 활기 넘치는 바닷가의 움직임들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는 이 작품에 1년 6개월을 매달렸고, 완성 후에는 “뿌듯하다. 자식 같고, 식구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화강석의 영속성도 그의 작업에 중요한 의미를 더한다. “몇천 년 보관이 됩니다. 대리석은 산성비에 약해 금세 부식되지만, 화강석은 다릅니다.” 그는 석굴암을 예로 들며 “120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 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최근 관심은 ‘돌이 다시 돌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그는 “새긴 얼굴이 돌을 닮아가는, 자연으로 돌아가는 상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환원’, ‘그림자’, ‘돌바라기’, ‘몽돌 몽’ 등이 그 흐름을 보여준다. 아직 구상이 정해지지 않은 큰 돌을 두고는 “쪼개 쓰기엔 아깝고, 그대로 쓰기엔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즐거운 고민”이라고 표현했다.

“보는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 따뜻함이 그대로 전해졌으면 합니다. 이 온기가 몇천 년이 지나도 따뜻할 거거든요. 그게 제가 바라는 겁니다.”

조각가 장국보 이야기는 아리랑TV ‘1DAY 1K-CULTURE: K-PEOPLE’을 통해 방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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