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불과 열흘 전만 해도 'AX(인공지능 전환) 시대의 디지털 격차'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자"고 외친 엄종환 SK텔레콤 부사장이 하나금융그룹 '김장 행사'에 참석했다.
연말을 맞아 진행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통해 두 기업의 파트너십이 돈독하다는 점을 드러낸 장면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2022년 7월 SK텔레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업의 경계를 넘어선 성장 동력을 도모했다. 당시 ▲미래 공동 대응 ▲청년 일자리 창출, 소상공인 지원, 디지털인재 양성 등 선한 영향력 확산 ▲융·복합 비즈니스 협력을 3대 핵심 영역으로 선정, ESG와 디지털금융을 포괄한 전방위적인 파트너십 범위로 금융권 이목을 끌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하나금융과의 파트너십을 두고 "ICT와 금융리더 간 초협력"이라며 기대감을 싣기도 했다.
두 기업의 리더십들이 한 뜻을 모은 건 약 5개월 만이다. 지난 5월 말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은 사회가치 창출 활동인 '하나 파워 온' 프로그램 참여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T멤버십 내 판매 채널 입점 기회를 확대, 다양한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ESG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힘을 실었다.
하나금융은 지난 11일 명동사옥에서 ESG 대축제인 '2024 모두하나데이' 문을 열었다. 모두하나데이는 지난 2011년 11월 11일부터 시작해 올해로 14번째를 맞았다. 지난 1년간 그룹의 사회가치 성과를 공유하고, 오는 2025년 1월 11일까지 약 2개월간 모든 임직원이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이날 개막 행사로 하나금융은 '사랑의 김장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김장행사 종료 후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임직원들과 중구 예장동에 위치한 아동보육시설 '남산원'을 방문, 1만111포기의 김장김치와 간식을 담은 행복상자를 전달했다. 이날 함 회장은 "도움이 필요한 소외계층을 찾아 온기와 나눔을 전하고, 모두하나데이의 의미가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힘써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에서 ESG 혁신을 담당하고 있는 엄 부사장은 이번 행사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며 하나금융의 ESG 활동에 힘을 보탰다. 또 이날 김장 자리에는 엄 부사장 외 롯데웰푸드 황성욱, 김대원 상무도 참석해 롯데웰푸드의 나눔 의지를 드러냈다. 각각 롯데웰푸드에서 ESG위원회 사내이사, 건과마케팅부문장을 맡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엄 부사장의 경우 SK텔레콤이 하나금융그룹의 ESG 관련 여러 사회공헌 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기업이기에 이 이번 김장 행사에 참석하게 됐다"며 "롯데웰푸드 임원 참석은 행복상자에 들어갈 간식 일부를 롯데웰푸드가 지원한 것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과 SK텔레콤간 ESG 협력의 또 다른 축인 '디지털인재 양성' 부문도 곧 새 결과물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하나금융의 핵심계열사인 하나은행은 'AI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2기 15곳을 최종 선발, 내년 1월 육성 과정을 종료하고 그간 성과를 공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는 지난해 7월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청년 창업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선발된 스타트업에게는 사무공간 및 비즈니스 인프라가 무상으로 제공되며 하나금융, SK텔레콤과의 사업 기회가 주어진다. 또 벤처캐피탈의 멘토링과 투자 검토, 외부 IR(기업설명회) 행사 참여 등 다양한 지원이 약 1년 간 제공된다. 하나은행은 AI 창업기업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엄 부사장은 하나금융을 포함한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