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미중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혼조로 마감했다.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악영향이 예상보다 작았다는 점에서 15% 가까이 뛰어올랐다.
21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빌보다 218.16포인트(0.47%) 오른 4만 6924.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2포인트(0.00%) 상승한 6735.35, 나스닥종합지수는 36.88포인트(0.16%) 내린 2만 2953.67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0.81% 하락한 것을 비롯해 구글 모회사 알파벳(-2.37%), 브로드컴(-1.88%), 테슬라(-2.21%) 등이 약세를 보였다. 반면 애플(0.20%), 마이크로소프트(0.17%), 아마존(2.56%), 메타(0.15%), 넷플릭스(0.23%) 등은 상승했다.
뉴욕 증시는 APEC 정상회의 계기 미중정상회담 성사 여부를 지켜보며 장중 내내 신중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이라며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일본, 한국, 유럽과도 (협상을) 잘했다"며 “관세가 없었다면 그런 합의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나는 시 주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그와 공정한 합의를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면서도 “혹시나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누군가가 ‘난 만나고 싶지 않다. (상황이) 너무 험악하다(nasty)’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건 험악한 게 아니라 단지 비즈니스일 뿐”이라며 “관세는 국가 안보이자 국부(國富)이고 우리는 관세를 통해 수천억 달러를 확보했다. 우리에게 빼앗아 가던 나라들에서 들어온 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증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GM이었다. GM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도 올 3분기에 이자·법인세 차감 전 조정 영업이익(EBIT)이 485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452억 7000만 달러)를 크게 웃돈 수치였다. GM은 또 올해 연간 조정 이익 전망치도 종전 100억∼125억 달러에서 120억∼13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관세 예상 비용을 35억∼45억 달러에서 40억∼50억 달러로 내려 잡은 결과였다. GM은 이에 대해 관세 부과의 타격이 예상보다 작은 데다 수익성이 높은 내연기관 기반 픽업트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량이 늘어난 효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달 말로 정부 보조금이 폐지된 전기차(EV) 사업 부문은 계속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M은 이 발표로 주가가 이날 하루에만 14.86% 치솟았다.
폴 제이컵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현재 GM이 생산하는 전기차 가운데 40% 정도만 수익성이 있다”며 “전기차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던 국제 금값은 고점 부담에 장중 5% 이상 급락했다. 장중 한때는 전 거래일보다 5.5% 하락한 트로이온스당 4115.26달러까지 내려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는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이던 2020년 8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도 트로이온스당 5.7% 하락하며 4109.1달러로 밀렸다. 국제 은 현물 가격도 장중 7% 이상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3달러(0.52%) 오른 배럴당 57.82달러에 매매됐다. WTI 가격은 가자지구 불안에 장중 2% 이상 떨어졌다가 반등하는 등 장중 큰 변동폭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행정부가 전략 비축유 확보 차원에서 1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매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점이 유가를 다시 끌어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