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도시처녀들’ 발표 11년 만에 나온 ‘반려술꾼’ 미깡 작가의 신작

2025-09-16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로도 제작돼 사랑받은 인기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이 벌써 발표 11년째를 맞았다. 술에 관한 한 경향신문의 믿을만한 ‘정보원’ 역할을 맡아주었던 미깡 작가가 오랜만에 ‘술 만화 백과’로 소식을 전했다. ‘1차 서양술’, ‘2차 동양술’로 호기로운 차림표(목차)를 내세운 책의 제목은 <술꾼도시여자의 주류 생활>(이야기장수)이다.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마음을 담아” 가장 먼저 소개한 ‘진토닉’부터 위스키, 폭탄주, 잭콕 캔, 생맥주, 에일 맥주, 와인, 보드카 등 각각의 주종에 얽힌 미깡 작가의 진한 추억과 함께 애주가가 전해주는 밀도 높은 교훈(?)이 페이지를 채우고 있다. 깔깔 대고 웃으며 “간이 아주 튼튼했던 30대”의 화려했던 전적이나 디테일이 살아있는 대학 시절의 기억을 따라가다 보면 ‘블랙아웃’ 없는 주당의 위력이 이토록 착실한 술 전문 작가를 만든 근원임을 수긍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최초의 생맥줏집이 케그를 냉장 숙성한 걸로 유명하다는 것이나 국제바텐더협회가 공식적으로 정한 드라이 마티니의 비율 같은 정보는 책장을 넘기는 와중에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각 주종의 끝에는 작정하고 ‘한 뼘 상식’ 코너를 만들어 새로운 정보에 목마른 술꾼들의 욕구를 채워준다. “비싼 와인을 마실 기회가 있다면 부르고뉴 피누 누아를 드세요”라고 밑줄에 별표까지 친 작가의 배려에 웃음이 절로 난다.

다가오는 명절에 어울리는 술을 탐색한다면, 미깡 작가가 엄선한 우리술 파트를 참고하면 좋겠다. 고두밥을 찐 뒤 누룩과 함께 잘 발효시킨 ‘우리술’에서 위쪽의 맑은 술을 떠낸 게 약주와 청주, 내용물을 섞어서 탁한 부분을 거르면 탁주, 전체를 증류하면 증류주가 된다는 기본 상식에서 더 나아가보자. 청주와 약주는 어떻게 다를까? 자세히 보자면 복잡한 것을 딱 알아두면 좋을 만한 선에서 정리해주는 미깡 작가의 기술이 슬슬 발휘된다. “수년에 걸쳐 다양화를 꾀하고 트렌디함을 장착한” 요즘 증류식 소주에 대한 꼼꼼한 후기도 챙길 수 있다. <술꾼도시처녀들>을 재밌게 봤던 독자라면, 반가워할 만한 얼굴도 등장한다.

늘 그렇듯 미깡 작가의 작품은 술 권하는 만화는 아니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술 정보로 충만하다면 마지막 “좋아하는 술을 계속 마시기 위해” 마련한 ‘뒤풀이 외전’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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