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는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으로 빚어진 기억의 서사입니다. 조국의 수호를 위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던졌던 그분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영웅들의 영혼이 깃든 이 국립임실호국원은 그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억하고, 고귀한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는 막중한 소명을 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명의 가장 깊은 뿌리에는 ‘청렴’이라는 가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청렴과 보훈, 언뜻 별개의 가치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의 빛이 바래면, 다른 하나의 영광도 함께 퇴색되는 이 둘은 서로 깊이 연결된 운명 공동체입니다.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에 대한 예우와 보상은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국가의 품격과 양심을 드러내는 신성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신성한 과정에 티끌만큼의 부정이나 불의가 개입된다면, 그것은 영웅들의 명예를 더럽히고 숭고한 희생의 가치를 짓밟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에 대한 보상과 예우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공정함 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법과 규정을 지키는 차원을 넘어, 그들의 희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존중의 표현입니다.
국가보훈부 공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청렴을 내면화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소중한 유물을 닦고 보존하여 후대에 전하듯, 투명하고 깨끗한 손길로 보훈을 다룰 때 비로소 그 본래의 의미는 퇴색되지 않으며, 보훈 가족들은 국가에 대한 깊은 신뢰와 자긍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청렴은 바로 이 기억의 터전을 단단하게 다지는 주춧돌이자, 보훈의 가치를 올곧게 세우는 기둥입니다.
단언컨대, 청렴은 Skill과 같은 추가적인 기술이 아닌, Basic. 우리의 모든 것을 지탱하는 ‘근본’입니다. 근본이 뿌리째 흔들린다면 신뢰도 흔들릴 것입니다. 반대로 근본이 우뚝 선다면, 신뢰를 바탕으로 한 희생, 공헌, 예우, 보상도 바로 서는 것입니다.
국가의 부름에 기꺼이 응답한 영웅들의 헌신은 그 어떤 가치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유산입니다. 우리 사회는 이 유산을 온전히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청렴은 이 고귀한 유산을 이어가는 가장 올바른 방법입니다. 과거 독립운동가들이 그러했듯, 그리고 전선에서 조국을 수호했던 호국영령들이 그러했듯,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오직 공동체를 위해 헌신했던 그 마음가짐을 본받아야 합니다.
국가보훈부의 모든 공직자는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을 섬기는 일이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의 역사를 현재에 이어가는 신성한 소명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 모든 신성한 소명의 시작이자 끝이 바로 청렴입니다. 우리의 Basic 근본입니다.
김진명 <국립임실호국원 운영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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