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명절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여유롭게 방문해 일가친척들의 얼굴을 두루두루 만나고 왔다는 이가 많다. “연휴가 길어 고향에서 부모님뿐 아니라 오랫동안 만나뵙지 못했던 친척 어르신들을 만나 그동안의 안부를 여쭙고 왔다”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해 부모님과 함께 친척 어르신 댁을 돌며 인사를 여쭈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그런데 웃어른에게 말씀을 올리는 일을 나타낼 때 위에서처럼 ‘여쭙다’라고 하기도 하고, ‘여쭈다’라고 하는 이도 있다. 어떻게 써야 바른 표현일까. 둘 중 하나는 틀린 표현 같지만 둘 다 바른 표현이므로 고민하지 말고 아무거나 써도 된다.
‘여쭙다’와 ‘여쭈다’는 모두 표준어로 인정된 복수 표준어로, 이는 한 가지 의미를 나타내는 형태 몇 가지가 널리 쓰이며 표준어 규정에 맞으면 그 모두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표준어 사정 원칙 제26항)에 따른 것이다.
‘여쭙다’와 ‘여쭈다’는 상대를 높이는 존댓말이므로 높임법에 주의해 써야 한다. “나는 매일 부모님께 아침 문안을 여쭙는다”고 쓸 수는 있어도 “부모님께서는 나에게 매일 아침 문안을 여쭙는다”고 쓸 수는 없다. 다시 말해,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사용할 수는 있지만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사용할 수 없는 단어라 할 수 있다.
‘여쭈다’는 ‘여쭈고·여쭈어·여쭈니·여쭈는·여쭈었다’로 규칙 활용을 하지만, ‘여쭙다’는 ‘여쭙고·여쭈워·여쭈우니·여쭙는·여쭈웠다’로 불규칙 활용을 하므로 표기에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