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나는 中 파운드리… 한국산 '블랭크마스크' 수입 20% 늘려

2024-11-20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가파른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중국 업체의 물량공세 속에 국내 파운드리 회사들은 가동률이 저하되거나 가격 출혈 경쟁을 벌이는 등 고전하고 있다.

20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TRASS)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중국으로 수출된 반도체용 블랭크마스크 수출액은 1695만 9130 달러(약 240억원)로 집계됐다. 2023년 한해 동안 기록했던 1409만 9130만달러보다 20.28%나 증가한 것이다. 중국 공급량에 힘입어 연간 전체 수출액은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블랭크마스크는 웨이퍼 위에 빛으로 회로 모양을 찍어내는 노광 공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재다. 한국에서는 7나노(㎚·10억 분의 1m) 이상의 범용 반도체 공정에서 쓰이는 블랭크 마스크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중국 반도체 업계는 블랭크마스크를 자체 수급할 능력이 부족해 국내 업체인 에스앤에스텍 등에서 공급 받고 있다. 따라서 대중 블랭크마스크 수출액 증가는 중국의 범용(레거시) 반도체 투자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실제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은 규모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 3위 파운드리 회사 SMIC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8인치 웨이퍼 환산 기준 월 88만 4250장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미국의 거센 반도체 장비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생산 능력이 11%나 증가했다.

생산 능력을 올린 만큼 가동률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SMIC는 지난해 3분기 77.1%였던 공장 가동률이 올 3분기에는 90%를 돌파하는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SMIC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는 고객사들의 86.4%는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의 대중 압박에 더해 현지에서 '반도체 굴기'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중국 내 반도체 회사들이 SMIC 공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레거시 업체들은 발빠른 생산능력 확대와 값싼 인건비 등을 앞세워 한국 업체들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에스앤에스텍처럼 중국 파운드리의 확장세로 수혜를 보는 기업도 있지만, 삼성전자 8인치 파운드리·DB하이텍·SK키파운드리 등 국내 레거시 파운드리 업체들은 고객사 수주 및 이윤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DB하이텍의 경우 레거시 반도체 수급난이 절정에 달했던 2021년 가동률이 96.74%에 달했으나 3분기 기준 74.43%까지 하락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