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언더독' 후보의 깜짝 발표…"최대 2조 조달해 홈플러스 인수"[시그널]

2025-12-01

"홈플러스의 130여개 점포, 슈퍼마켓 300여개는 여전히 매력적인 물류 인프라 자산입니다. 새마을금고가 최대 2조 원을 조달해 홈플러스를 인수할 수 있습니다. 홈플러스의 하드웨어와 새마을금고의 소프트웨어(자금, 회원)가 결합하면 한국 유통·금융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최근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낸 장재곤(사진)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이사장은 1일 서울경제 시그널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처럼 강조했다. 지난달 회장 예비후보에 입후보한 장 이사장은 "홈플러스를 인수하겠다"고 깜짝 발표하며 세간에 화제를 몰고 왔다. 올 3월 홈플러스가 갑자기 회생 절차에 돌입하고 인수합병(M&A)까지 추진하며 새 주인을 찾아 나섰지만, 적자가 크게 누적된 이 회사를 품어줄 곳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대로 홈플러스가 쓰러지면 임직원 약 2만 명과 입점업체·소상공인 포함 최대 10만 명의 실업자가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면서 이번 사태는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 전국 단위 유통사업을 하며 은행·증권 등을 보유한 농협을 새 주인 후보로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직접 부인하며 이 같은 가능성도 사그라든 상태다.

이런 상황 속 무명에 가까웠던 장 후보가 새마을금고의 홈플러스 인수 공약을 발표하자 사태를 바라보던 정치권과 업계 관계자들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 가능성이 있는 얘기냐", "언더독 후보의 말도 안되는 선거 캠페인일 것"이라는 혹평이 나온 것도 사실. 새마을금고중앙회 내부에서도 "우리 부실 털어내기도 바쁜데 무슨 홈플러스 인수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한다.

장 후보는 그러나 홈플러스 예상 인수가와 추가 투자비용을 자문사들과 함께 구체적으로 추산했다면서 "중앙회가 1조 2000억 원을 출자하고 MG 회원들을 대상으로 5000억 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면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인수금융을 크게 낮추면서 최대 2조 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인수 대금은 1조 원이 안될 수도 있다"며 "지금까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나 부실 기업 여신으로 수십조 원이 묶여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실제 시너지가 있을 홈플러스 인수는 말이 안되는 이야기가 아닐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유료 멤버십을 도입해 금융과 유통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장 후보는 "코스트코 코리아는 90%에 달하는 회원 갱신률과 멤버십 수익을 통해 낮은 마진율로도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중"이라며 "유통 마진을 최소화해 매출 볼륨을 확대하고 연회비 수익으로 영업이익을 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멤버들에게는 MG 예적금 우대금리와 각종 금융 수수료를 면제해 금융과 유통 양쪽에서 혜택을 제공해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를 왜 인수하려 하느냐는 질문에는 전국에 고루 분포한 애물단지 점포와 부동산이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는 역발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 수백개 부동산은 물류 인프라가 될 수 있어 매력적인 자산"이라며 "도심 점포를 도심형 물류 센터로 전환하고 MG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당일 배송과 매장 픽업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존 대기업 중심 상품 소싱 전략에서 탈피해 MG 지역 금고 회원과 생산자에게 직접 납품을 받는 시스템을 병행하고자 한다"며 "중간 마진을 제거하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소상공인 대상 특화 여신을 확대하는 등 MG를 소상공인 전용 브랜드로 재편할 수도 있다"며 유통과 금융의 시너지가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이달 중순 치러지는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선거에는 장 후보자를 비롯해 유재춘 서울축산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연임이 유력한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도 본후보 등록을 통해 정식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1267개 금고 이사장의 투표를 통해 당선자가 가려진다. 당선자는 내년 초 일종의 인수위원회를 꾸리고 본격 활동에 나선 뒤 3월 정식 취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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