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사회성과인센티브(SPC)'가 도입 10년째를 맞았다. SPC는 사회적 기업이 해결한 사회문제를 화폐가치로 측정하고 그 성과에 비례해 SK가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프로젝트다. SK는 지금까지 468개 사회적 기업에 715억 원을 지원했으며 4956억 원에 달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SPC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최 회장을 비롯해 주요 경제 인사들이 참석했다. ‘임팩트의 첫 걸음, 10년의 길이 되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선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한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SPC 어워드’ 수여식이 진행됐다. ‘SPC 넷제로 챌린저상’을 수상한 김정빈 수퍼빈 대표는 “탄소중립과 자원순환은 기업의 필수 과제”라며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수퍼빈은 플라스틱 재활용 스타트업이다. 소외이웃을 위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는 피치마켓 함의영 대표는 ‘SPC 포용사회 리더상’을 받고 “정보 접근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목표”라며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행사장 한켠엔 SPC의 성과를 조명하는 전시 공간도 마련됐다. SPC 참여 기업들의 주요 성과와 SPC가 창출한 사회적 가치 사례들이 소개됐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사회적 기업은 물론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SPC에 동참한 결과 제주도 등 지자체가 조례로 보상제도를 제정하는 등 SPC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시스템으로 뿌리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SPC는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힐데 슈왑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슈왑재단 이사장,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등은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WEF 슈왑재단은 지난해 사회적가치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성과 기반 인센티브 제도가 사회문제 해결의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줬다. SPC는 올해 1월 열린 WEF에서 WEF-록펠러 재단 공동 보고서를 통해 기업과 사회혁신 간 파트너십의 우수 사례로 조명되기도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사회적 문제 해결에 대한 다짐과 기대를 담은 메시지를 타임캡슐에 넣는 행사도 진행했다. 타임캡슐은 10년 뒤인 SPC 20주년에 개봉될 예정이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는 "SPC는 이제 단순한 실험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경제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 복잡한 사회문제를 풀어가는 집합적 임팩트 수단으로서 SPC를 더욱 발전시키고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