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김우중·서정진의 남자'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 '높아진 기특 허들' 넘어선 비결

2025-02-21

대우자동차·셀트리온 신화 쓴 글로벌 경영인의 '승부구'

기술, 계약 증빙 등 기술평가기관 요구 충족 A,A 획득

2000억 밸류로 코스닥 노크, 가치평가·오버행 논란도

[인사이트녹경 = 조영갑 기자] 당뇨발 등 피부재생플랫폼을 개발, 공급하는 로킷헬스케어가 본격적인 IPO(기업공개) 국면에 들어서면서 셀트리온그룹 출신 유석환 대표가 제2의 셀트리온 신화를 만들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약 2000억원의 밸류를 책정한 로킷헬스케어는 글로벌 진출을 통해 올해와 내년 본격적인 성장 구간에 진입한다는 포부다. 기술성평가 과정에서 우수한 기술력과 확보된 공급 레퍼런스를 입체적으로 검증 받은 것이 강점이라는 평가다.

빡빡한 기술특례 요건 '기술+계약 증빙'으로 돌파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로킷헬스케어는 이번 공모에 앞서 기술성평가를 진행하면서 평가기관의 높은 허들을 뛰어넘었다. 최근 금융당국은 뻥튀기 상장을 방지하기 위해 기술특례 심사 과정에서 각 테크의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실제 계약 증빙자료까지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로킷헬스케어는 1월 복수의 기술평가기관으로부터 A, A 등급을 획득했다.

로킷헬스케어 관계자는 "강화된 기술성평가를 절감할 수 있었고, 평가기관에서 요구하는 모든 절차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시장의 여론과 지형도는 로킷헬스케어에 크게 유리하지 않다. 시장의 뿌리 깊은 '바이오 포비아'가 잔존하는 탓이다.

로킷헬스케어는 임상 등 경상연구개발비, 판관비 지출에 따른 결손금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 3분기 말 자본총계가 -732억원을 기록하는 등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잇딴 투자 유치로 다종의 FI들이 엑시트를 대기하고 있다. 당장 상장 직후부터 보통주 전환을 통해 엑시트를 유도, 오버행에 따른 주가 급락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로킷헬스케어는 이번 공모를 통해 총 156만주를 공모해 최대 203억원을 조달한다. 공모 물량이 상장 예정 보통주의 11.03% 수준이지만, 기발행된 RCPS(전환상환우선주), 전환우선주(CPS), 전환사채(CB) 등 500만주(보통주 전환시) 이상 누적돼 있다. 관련 부채 규모만 670억원 가량이다. 초기 투자자인 데일리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쥐고 있는 우선주만 약 100만주 수준이다.

로킷헬스케어는 상장 후 이를 전량 보통주 전환해 자본으로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장기 투자를 이어 온 FI들에 엑시트 활로를 열어주기 위한 목적이기도 하다.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은 총 주식수의 36.31%(560만주)이고, 1개월 후 유통가능 물량은 70% 수준이다. 경우에 따라 대량출회가 가능한 구조다.

상장 이후 주가 하방 압력을 막고, 변동성 폭을 낮추기 위해서는 매수 물량이 지속적으로 유입돼야 하는데 회사 측은 이를 위해 '실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유 대표는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내던 2022년 약 1000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자신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로킷헬스케어는 94억원의 매출액과 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로킷헬스케어는 공모 밸류를 산정하면서 PER(주가수익비율)를 기반으로 상대가치법을 적용했다. 오스테오닉, 피앤엘, 파마리서치 등의 유사기업의 평균 PER를 23.38배로 잡고, 여기에 2027년 추정 당기순익을 적용해 주당 평가가액을 1만6990원으로 잡았다. 할인율은 23.50~35.00%를 적용했다. PER 상대가치법은 기업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도구지만, 실적 추정치 등을 둘러싼 논란이 존재하는 평가기법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로킷헬스케어의 '추정 순이익' 부분이다. 로킷헬스케어는 내년 매출 238억원, 영업이익 18억원 등 턴어라운드를 시작으로 2027년 매출 665억원, 영업이익 270억원, 당기순이익 204억원을 보수적 추정치로 잡았다. 주관사의 낙관적 시나리오는 최대 매출 917억원이다.

로킷헬스케어에서 자신하는 부분은 수주잔고와 글로벌 영업 상황이다. 로킷헬스케어의 조직 재생 플랫폼은 전례가 없던 신기술이기 때문에 신의료기술로 인정 받고, 보험 코드를 획득하는 게 저변을 넓히는 마중물이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 튀르키예, 브라질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당뇨와 비만 대국이기도 한 미국의 경우 FDA 인허가를 획득하고 자사 바이오프린터가 설치된 6개 병원을 대상으로 기존 CTP(Current Procedure Terminology) 코드를 통해 급여청구를 신청한 이력도 있다. 현재 총 45개국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대형 PO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배경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로킷헬스케어가 밝힌 수주잔고만 12억5760만 달러(약 1조 8026억) 수준이다. 이 잔고가 정식 PO(구매주문)로 접수돼야 매출액으로 산입될 수 있는데, 로킷헬스케어는 10년 간 순차적으로 매출로 잡힐 거라고 자신한다. 단순 산술로 1년에 1800억원 수준이다. 로킷헬스케어는 공모자금을 통해 생산 캐파를 늘리고, 현재 미국 등과 진행하고 있는 GPO(의료구매대행) 등의 대형 계약을 올해 안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의 해외 수출을 주도한 이력이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부터 존재감을 다지겠다는 복안이다.

셀트리온그룹 글로벌 공격수...유석환의 셀트리온 만들까

관련해 창업자 유석환 대표의 네임밸류와 돌파력 역시 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다. 2012년 로킷헬스케어(당시 로킷)를 설립한 유 대표는 김우중 대우그룹 전 회장의 총애를 받던 신화적 샐러리맨 출신이다.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대우그룹에 입사해 30대 후반에 최연소 대우자동차 폴란드 유럽본부 전무이사를 지냈다.

김 전 회장의 '세계 경영' 기조에 맞춰 당시 개혁개방에 속도를 올리던 동유럽 신시장에서 대우차 점유율을 30% 까지 끌어올리는 등 그룹사 내에서 존재감을 각인했다. 당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교분을 쌓은 걸로 알려졌다. 서 회장 역시 대우그룹 출신이다.

대우자동차를 나와 미국 타이코인터내셔널 한국 사장,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수석부사장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하던 유 대표는 2007년 바이오 시장에 눈을 뜬다. 서 회장이 1999년 셀트리온(구 넥솔)을 창업하고,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하면서 유 대표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대표직을 맡아 글로벌 진출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바이오 시밀러 제품인 허쥬마, 트룩시마의 공급계약이 그의 작품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옛 대우그룹의 세일즈맨의 DNA가 각인돼 있는 유 대표는 저돌적인 영업 스타일로 유명하다"면서 "서 회장의 경영 스타일과도 잘 맞는 부분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정진 회장 역시 시장에서 이름난 '돌격형 경영인'이다. 다만 두 경영인은 2012년 유 대표의 퇴사를 즈음해 사이가 소원해진 걸로 알려져 있다.

시장의 눈과 귀는 로킷헬스케어가 '유석환의 셀트리온'이 될 수 있을지 여부로 모아진다. 기업공개 작업은 그가 그리는 그랜드 플랜의 첫 단추다. 유 대표가 설정했던 상장의 시계는 지연됐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증시에 입성하겠다는 결기가 있다.

유 대표는 지난 2018년 경부터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했으나 기술성평가 등에 발목이 잡히면서 IPO 작업이 지연됐다. 2018년 미래에셋증권과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지만, 2020년 대표 주관사를 KB증권으로 교체했고 2021년 다시 한국투자증권으로 주관사를 변경했다. 최근 계약한 SK증권까지 총 4개의 상장 주관사를 거치는 셈이다. 유 대표의 상장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로킷헬스케어 관계자는 "팬데믹 시국이 가장 큰 변수였다"고 강조했다.

마케팅을 총괄하는 김수진 로킷헬스케어 부사장은 "바이오 기업은 장기간 R&D 비용이 투입되고, 허가 기간도 매우 길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성을 봐줄 필요가 있다"면서 "아직 대량 PO 수준은 아니지만 해외 공급 레퍼런스가 확대되고 있고, 종목코드 수령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실적 상승 구간이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로킷헬스케어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3월 초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은 156만주로, 공모가 밴드는 1만1000~1만3000원이다. 상당 기준 상장 시가총액은 2004억원 수준이다. 상장 주관사는 SK증권이다.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2012년 설립된 맞춤장기, 조직 재생 플랫폼 전문 개발기업이다. 창업 초기 당뇨병 환자들의 '당뇨발' 증상을 해결하는 피부재생 키트 및 3D 프린터 플랫폼을 개발, 틈새 시장을 노렸다. 당뇨발은 당뇨병성 족부병증으로 당뇨병 환자 4명 중 1명이 겪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가벼운 상처로 출발해 궤양이나 괴저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심각한 경우 발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AI 기반 초개인화 맞춤 장기재생 플랫폼으로 글로벌 톱티어 안티에이징 바이오테크를 노리고 있다.

조영갑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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