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의 릴리스는 다운스윙에서 손목의 코킹과 힌지가 펴지는 시점부터 임팩트를 거쳐 폴로스루까지 이어지는 구간의 동작을 가리킨다. 헤드 스피드를 높여주는 요소이고 클럽 페이스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방향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요즘 교습가들 사이에선 릴리스에 대한 의견 차이가 나타나기도 한다. 손을 쓰지 않는 스윙을 강조하는 교습가들은 릴리스를 생략하고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필자는 최대 가속 구간에서 릴리스를 올바르게 하면 스피드를 추가로 높일 수 있다는 쪽에 속한다.
▲‘왼팔을 쭉 뻗기’는 잊어라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정상적인 릴리스를 하지 않기 때문에 애를 먹는다. 열 명 중 아홉 명에게서 발견되는 실수는 폴로스루 때 양 팔을 곧게 뻗어주는 동작이다. ‘팔을 멀리 뻗어라’ ‘손을 쓰면 안 된다’라는 생각 때문이다. 팔을 뻗어주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오른팔은 릴리스 구간에서 펴지기 시작해 폴로스루 때 쭉 뻗어진 형태가 된다. 하지만 왼팔을 뻗어야 한다는 건 틀린 말이고, 이는 스윙에 해를 끼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릴리스 때 왼팔은 팔뚝이 바깥쪽으로 회전하면서 ‘굽혀져야’ 한다. 백스윙을 할 때 오른팔이 접혀서 올라가듯이 임팩트 후에는 왼팔이 접혀져 마치 좌우 대칭처럼 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많은 골퍼들이 폴로스루 때 왼팔의 로테이션을 활용하지 못하고 그냥 타깃을 향해 뻗으려고만 한다. 이렇게 하면 손은 계속 진행하는 반면 헤드는 뒤늦게 따라오게 된다. 그 결과로 섕크가 나올 수 있고 왼쪽 어깨가 회전하지 못하고 막히는 블록 현상도 발생하기 쉽다. 임팩트 이후 왼팔이 밖으로 빠지면서 회전해야 하는데 릴리스를 잘못 이해하고 손목만 덮어서 감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왼팔이 막대기가 아니라 밧줄처럼 휘둘러진다고 생각하면 감각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오른발 빼기 스윙으로 릴리스 감각을 익힌다
릴리스 감각을 익히는 데에 유용한 오른발 빼기 스윙 연습을 소개한다. 아이언 하나를 들고 어드레스 자세에서 오른발을 뒤로 30cm 정도 빼준다. 이 상태로 왼발 앞쪽에 볼이 있다고 상상하면서 절반 크기의 스윙을 한다. 척추 회전 없이 팔로만 클럽을 휘둘러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어깨를 쓰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릴리스 과정에서 왼팔이 접히며 외회전을 하게 된다. 이 동작을 많이 반복 연습해 익숙해지면 실제 아이언이나 드라이버 샷을 해본다. 유연성이 좋은 경우라면 양 발을 모은 채 스윙하는 연습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방법은 백스윙 없이 볼 밀어내기다. 7번 아이언을 잡고 볼 앞에서 어드레스를 취한다. 백스윙을 하지 않고 페이스에 붙어 있는 볼을 타깃 쪽으로보내는 연습이다. 왼팔을 뻗으며 릴리스를 하면 페이스가 뒤로 눕게 돼 클럽헤드가 볼 밑으로 지나가면서 볼이 멀리 가지 못한다. 왼팔을 외회전하며 굽히면 방향은 약간 왼쪽으로 향할 수 있어도 로프트가 적절한 각도를 이뤄 볼을 비교적 멀리 보낼 수 있다.
릴리스 느낌을 약간 과하게 살려주면 기존의 동작과 중화가 돼 같은 힘으로 볼을 좀 더 멀리 보내는 효율적인 스윙, 또한 보기에도 예쁜 스윙을 갖추게 될 것이다.
김기환 남서울CC 로직골프아카데미 원장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선수 출신으로 이정은6, 박보겸, 이승택 등을 지도하고 있다. 동작 시범을 맡은 오세희는 2020년 KLPGA 정회원으로 입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