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제조업으로 AI 훈련시켜야...공생 모델도 필요"

2024-09-25

입력 2024.09.26 08:00 수정 2024.09.26 08:00 울산 = 데일리안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SK∙울산상의, 25일 '2024 울산포럼' 개최

최 회장 "AI는 개별 기업 아닌 산업 인프라로 구축해야 효율적"

최 회장 외 SK주요 경영진, 김두겸 울산 시장 등 참석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활용과 관련, 제조업을 통해 AI를 훈련 시키면서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25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Pivoting 울산, 기술과 문화로 만들다'라는 주제로 열린 '2024 울산포럼'에서 제조업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번 포럼은 울산 제조업의 스마트 전환을 위한 혁신 필요성에 공감하고 신기술 적용 솔루션과 미래 비전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로 3회째인 울산포럼은 SK그룹이 울산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다.

최 회장은 이날 청중과 직접 소통하며 AI를 활용한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AI가 최근 변곡점을 넘어 과거보다 더 똑똑해지고 있는데, AI를 더 똑똑하게 만들면 상당히 잠재력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제조를 하는데 AI를 얼마나 유용하게 쓸건지만 본다. 역으로 AI를 제조업 통해 훈련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AI를 훈련시키고 습득시키면 내가 팔 수 있는 또 다른 상품이 될 수 있다"면서 "20년, 30년까지 안 갈지도 모르겠지만 향후에는 AI의 다른 상품을 파는 회사로 바뀔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개별 기업이 AI를 훈련시키기 위한 보유 데이터에 한계가 있을 거라며 기업 간 공생 관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는 "개별 기업으로는 접근이 어렵다고 본다. 큰 기업의 데이터로도 훈련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울산포럼이 그래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 회장은 "(울산 내) 제조 공정에 공통적인 게 많다"면서 "공통적인 걸 모아서 AI에 능률을 더하기 시작하면 비용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전체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하며 울산 내 제조 기업간 공생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의 이같은 의지를 실현 시키기 위해 울산에 공장을 둔 SK에너지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날 제조업의 스마트화 사례를 발표한 정창훈 SK에너지 스마트플랜트추진팀장은 "최근 AI를 점목해 지능화, 고도화를 적극 추진 중"이라면서 "실제로 이를 위한 중소 IT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화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SK에너지는 울산을 연고로 한 스타트업 딥아이(DEEP-AI)와의 협업을 통해 열교환기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이를 통해 7000여개의 열교환기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검사속도 70% 향상, 검사 정확도 98%, 검사 비용 50% 절감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열교환기는 원유 온도를 높이고 석유제품 온도는 낮춰 저장을 쉽게 해주는 정유공장의 필수 설비 중 하나다. 통상 정유사는 수천개에 달하는 열교환기를 보유 중이다.

정 팀장은 "이러한 기술들을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업화를 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 고도화될 것이고, 이 경험을 통해 또 다른 것을 만들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면서 "새 비즈니스 만드는 기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 회장은 울산을 문화도시로 만들 수 있는 해법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똑똑한 전문가들이 모여서 울산의 미래를 어떻게 디자인할지 깊게 고민해야 된다"며 "3개월 레지던트 과정 등 글로벌 AI, 문화 전문가들이 모이는 기반을 마련해야 된다" 고 말했다. 올해 울산포럼의 핵심 키워드인 ‘문화 도시’를 위해 우선 인재가 모일 수 있는 기반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최 회장은 또 "울산만의 특징을 최대한 반영한 문화 콘텐츠가 있어야 국내외에서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라며 그 예시로 "현재 사용 중인 원유저장탱크 외벽에는 그림을 그리고, 사용하지 않는 탱크는 내부에 도서관, 오페라하우스 등 문화시설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기업 관계자들 외에 울산 지역 대학생, 시민 등 약 1300여명이 직접 또는 온라인을 통해 참여했다. 지난해 대비 두 배 가량 참석자가 늘었다. 최 회장은 폐막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울산시를 SK의 고향 중 하나라고 표현하며 지속적인 포럼 개최 의사를 밝혔다.

최 회장은 "울산은 SK 발상의 고향이다. 많은 공장이 있는 울산을 토대로 SK의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울산은 중요한 장소라고 생각하고 있어 이 지역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 많은 협의체가 함께하면서 울산이 발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SK 관계자는 "울산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기반으로 울산 지역의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미래 발전방향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며 "울산포럼이 지역사회 성장을 위한 실천적인 해법을 찾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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