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이 곧 안중근”…‘하얼빈’ 대자연에서 꽃피운 숭고함 [D:현장]

2024-11-27

우민호 감독이 ‘남산의 부장들’ 이후 또 한 번의 시대극 ‘하얼빈’으로 관객을 만난다.

우민호 감독은 27일 오전 서울 용산 GCV에서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를 열고 “‘남산의 부장들’을 끝내고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시대극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서 “그런데 안중근 의사의 서적과 제작사 시나리오를 보고 제 굳은 다짐이 무너졌다. 지금까지 연출했던 작품 중 가장 힘들 거라고 직감했다. 그럼에도 각오하고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일제에 맞선 독립군 영웅들의 이야기다. 주인공인 안중근 역에는 현빈이 캐스팅됐다.

우 감독은 “실존 인물에 위대한 역사적 영웅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을 수 없는 역할이다. 때문에 힘든 역할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사진 배우가 필요했는데 현빈을 보는 순간 ‘현빈이 곧 안중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버티고 이겨낼 거라는 걸 직감했다”고 말했다.

현빈 역시 “실존 인물이라는 것에 부담과 책임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면서도 “그럼에도 도전하고 싶었고, 뜻깊은 인물을 연기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너무 감사했다. 현장에서 작업하면서 그런 마음은 더 강해졌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6개월에 걸쳐 진행된 촬영도 녹록지 않았다. 우 감독은 “영하 40도의 강추위에서 촬영을 진행해 배우들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배우들이 리허설을 하면서 진흙과 눈이 바지 뿐만 아니라 팬티 속까지 치고 올라오는데 그걸 견디면서 대기한다는 게 많이 힘들었을 거다. 현빈에게는 특히 더 미안했다”고 말했다.

전여빈은 “하얼빈 첫 촬영이 이루어졌던 곳이 몽골이었다. 몽골 촬영장으로 가는 시간이 상당히 긴 시간이었고 도로 자체도 편안한 도로는 아니었기 때문에 가는 모든 사람들이 힘들었던 시간과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막 한가운데서 느끼는 희한한 감정이 있었다. 광활한 대지 위에서 느끼는 고독감, 외로움, 존재로서의 성찰 이런 게 있었는데 그런 걸 함께 나눌 수 있는 순간들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정민은 “현장의 추위가 도움이 됐다. 기본적으로 날씨가 굉장히 춥고 전투 장면이 있는데, 광주에서 찍었다. 눈이 잘 내리지 않는 지역인데 저희가 촬영에 간 날 보름 동안 녹지 않는 눈이 내렸다. 감독님이 참 좋아하셨다. 배우들도 좋아했다. 우리가 이런 아름다운, 힘들겠지만 그런 풍경 안에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전투신을 찍으면서 또 한 번의 동지애를 가질 수 있었던 게 아니었나”라고 말했다.

현빈은 지금까지 보여졌던 안중근의 모습과는 다른 ‘인간 안중근’의 모습을 고민했다. 그는 “감독님이 이 작품 준비하실 때, 다른 안중근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하는 게 시작이었다”라며 “거사를 치르고 가는 과정까지, 안중근 장군도 우리와 같은 한 인간으로서 고뇌와 좌절과 슬픔 등 여러 감정이 있으셨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걸어가야만 했던 신명과 의지가 표현됐으면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표현하기 위해 안중근 장군이 쓰신 글이나 남아있는 서적을 많이 찾아봤다. 최대한 남아있는 흔적들을 쫓았다. 촬영하는 8~9개월 정도 찾아보고 알아가고 고민하고, 생각하고, 상상하고, 계속 하루하루 반복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 감독 역시 이 지점에 방점을 찍었다. 우 감독은 “영웅 안중근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있다. 그 이미지 너머의 장군이 느꼈을 두려움, 동지애를 중점을 두어서 안중근 장군에 대해 새롭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걸 특히 광활한 땅과 대자연 속에서 그분들의 마음을 숭고하게 영화적으로 담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12월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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