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함께 일하는 동료, AI

2025-04-09

기업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방식은 고객 경험 혁신과 내부 업무 효율화라는 두 관점으로 축약할 수 있다. 로앤굿은 소송에 필요한 변호사 비용 등을 먼저 지급해주고 소송이 끝난 후에 돌려받는 소송금융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AI를 적극 활용 중이다.

우선 AI는 고객 문의를 응대하는 CS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법률 분야는 정보비대칭이 크고, 단어와 내용이 어렵다. 고객들은 소송금융 서비스가 무엇인지, 무엇을 제출해야 하는지,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변호사비는 얼마까지 지급해주는지,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갖고 있다. 이러한 질문들은 고객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맥락에서 발생할 뿐 아니라 다양한 표현으로 작성돼 그간 자동화가 어려웠다. 로앤굿은 그간 고객센터 Q&A 로그 기록과 서비스 소개 자료 등을 별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AI로 CS 챗봇을 만들었다. 그 결과 AI는 CS에 소요되는 리소스를 1/10로 줄였다.

고객과 소통하는 AI를 출시할 때 내부에서는 걱정이 많았다. 오류의 가능성과 실시간으로 이를 바로잡을 수 없다는 대응의 한계 때문이다. 법률 분야는 정보비대칭이 크기 때문에 효용도 크지만, 그만큼 고객이 잘못된 내용을 여과하기도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했다. 우선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프롬프팅 단계에서 환각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했다. 오류가능성이 있는 질문들에 대해는 '답변할 수 없다'고 하도록 하고, 이 경우 추가적으로 고객센터로 질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내부적으로 실시간 로그 기록 확인 시스템을 마련해 담당자가 Q&A를 신속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했다.

AI는 훌륭한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잠재력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소송금융 지원 여부 및 금액을 예측하게 하는 시뮬레이션 기능이다. 고객 입장에서 내 사건에서 과연 변호사 보수를 지원받을 수 있는지, 또 얼마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이는 사건을 수행하고자 하는 변호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소송은 복잡 다양한 배경 하에 제기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야만 개략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이혼 분야에 한정한 AI 시뮬레이터를 시범적으로 개발했다.

이혼 분야 시뮬레이터의 작동 방식을 보면, 혼인 기간과 이혼 사유, 상대방의 입장, 재산 현황, 관련 증거 서류 등을 입력하도록 돼 있다. 모든 정보를 입력하면 로앤굿이 지급해줄 수 있는 변호사 비용의 최대 금액과 확률이 나온다. 이때 자연어로 사실관계를 자세히 서술하면 AI가 그간의 상담데이터를 바탕으로 중요한 정보를 추출해 정확한 판단을 돕는다. 시뮬레이터가 정식 출시된다면, 변호사들이 상담 과정에서 시뮬레이터를 선제적으로 사용하고 의뢰인에게 소송금융 서비스를 소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부 업무 효율화 관점에서도 AI는 활용될 수 있다. 로앤굿은 내부에서 변호사들이 사실관계 정리 및 법리 검토 후 변호사비 지급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종 심의를 거친다. AI는 이러한 변호사의 내부 검토 및 심의 준비 과정을 지원할 수 있다. AI는 의뢰인과 변호사가 작성한 질문지, 상담결과지의 내용과 매니저가 지득한 추가적인 내용 등을 종합해 최종적인 사실관계를 정리한다. 내부 DB에서 가장 유사한 판례 등을 검색해 변호사에게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심의보고서 초안이 자동으로 작성된다. 변호사와 매니저가 심의를 준비하기 위해 해야 하는 업무의 상당수가 효율화되는 것이다.

이처럼 AI는 정보비대칭이 큰 법률 분야에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과 내부 업무 효율화 관점에서 실질적인 효용을 입증해 내고 있다. 이제 AI는 서서히 한 명의 동료로 녹아들고 있다.

민명기 로앤굿 대표 mgmin@lawandgo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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