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살을 찌운 2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3일 서울동부지법 형사단독11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병역법위반 방조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친구 B씨에게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판결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최초 병역판정검사에서 신체 등급 2급 판정을 받아 현역병 입영 대상이 됐지만 대학 입시, 자격증 시험, 출국 대기 등의 사유로 입영을 여러 차례 연기했다. 이후 2022년 재병역판정검사 대상이 된 A씨는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일 경우 신체등급 4급 판정을 받아 보충역 처분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악용하기로 했다.
A씨는 B씨가 짜준 식단표를 토대로 식사량을 2배로 늘리고 칼로리 소모량이 높은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측정 직전에는 물을 다량으로 섭취해 인위적으로 체중을 늘리기도 했다. 그 결과 2022년 12월7일 재병역판정검사에서 체중 105.4㎏, 다음 해인 2023년 1차 불시 재측정에서는 102.9㎏, 2023년 2차 불시 재측정에서는 체중 102.3㎏, BMI 35.8로 측정돼 신체 등급 4급을 최종 판정받았다.
B씨는 재판에서 A가 말만 하고 실천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정신적 방조 행위에 해당한다며 유죄라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 A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병역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고 피고인들이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종합했다”고 앙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