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필리핀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협력"…타당성 조사 MOU 체결

2024-10-07

[마닐라=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필리핀 말라카냥 궁에서 열린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라파엘 로띨리야 필리핀 에너지부(DOE) 장관의 한-필리핀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조사 양해각서(MOU) 교환식에 임석하고 있다. 2024.10.07.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윤석열 대통령이 필리핀 국빈 방문을 통해 중동·유럽에 이어 동남아시아 원자력 발전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윤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한국수력원자력과 필리핀 에너지부 간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에 임석했다.

바탄 원전은 1976년에 착공했으나 원전에 대한 국민 여론 악화로 완공 직전인 1984년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완공과 운영 계획이 무산됐다.

바탄 원전은 우리나라의 고리2호기와 같은 가압경수로형 원자로를 사용한다. 전 세계에 이와 같은 노형의 원자로는 고리2호기를 비롯해 단 4기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40년 이상 고리2호기를 운영한 한수원이 바탄 원전 건설 재개 사업의 최적 파트너로 거론되는 이유다.

2022년 취임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고질적인 전력난과 높은 전기 요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탄 원전 가동을 재추진해왔다. 2022년 11월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수원은 바탄 원전 건설 재개 관련 경제성, 안전성 등 사업 추진의 타당성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고효율 청정에너지원인 원전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에는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바탄 원전 가동에 위험 요소는 없는지, 경제성이 충분한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필리핀 정부는 2050년까지 약 3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번 타당성 조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향후 필리핀 원전 사업은 물론 동남아 지역 원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마닐라=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필리핀 말라카냥 궁에서 열린 한-필리핀 확대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4.10.07.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필리핀의 대규모 인프라 건설 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MOU도 대거 맺었다.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에 관한 MOU △사마르 해안 고속도로 건설 EDCF에 관한 차관계약서(Loan Agreement) △바탄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협력에 관한 MOU △한-필리핀 경제협력파트너십(EIPP)에 관한 MOU △한-필리핀 관광협력 MOU 2024-2029 이행계획 △한-필리핀 해양 협력에 관한 MOU △한-필리핀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에 관한 MOU등 7건의 문서를 체결했다.

이날 기획재정부와 필리핀 재무부는 윤 대통령과 마르코스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 건설사업은 총 37.5㎞의 도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우리 정부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첫 번째 구간인 7.9㎞ 건설에 약 9억500만 달러(약 1조2170억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PGN 교량 사업은 필리핀 중부 파나이, 귀마라스, 네그로스섬을 연결하는 것으로, EDCF에서 첫 번째 교량 13km 건설에 10억 달러(약 1조345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교량 사업은 우리 정부가 EDCF를 통해 지원한 사업 중 역대 최대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한국수출입은행과 필리핀 재무부는 사마르 해안도로 2차 사업에 대한 1억1000만 달러(약 1480억원) 규모의 EDCF 차관계약을 체결했다. 필리핀 북쪽 사마르 지역의 물류 기반을 구축하는 사마르 해안도로 건설사업은 1차 사업을 EDCF에서 지원한 바 있으며, 2023년 7월 개최된 완공식에 마르코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필리핀 정부가 추진하는 중점사업 중 하나다.

[마닐라=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필리핀 말라카냥 궁에서 열린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알세니오 바리사칸 필리핀 국가경제개발청(NEDA) 청장의 한-필리핀 경제혁신파트너십(EIPP) 양해각서(MOU) 교환식에 임석하고 있다. 2024.10.07.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박 수석은 "그간 EDCF는 개도국의 산업 발전과 경제 안정을 지원하는 역할과 함께 우리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이번에도 필리핀의 지역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동시에, 우리나라 기업의 대형 인프라 사업 수주를 지원함으로써 양국이 '윈-윈'하는 경제 협력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필리핀 통상산업부와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 MOU'를 맺었다. 필리핀은 지난해 기준으로 니켈 세계 2위, 코발트 6위 등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협정'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해 협력해 왔다.

박 수석은 "양국 정부는 핵심광물 투자 정보 교환, 공급망 중단 시 상호 지원, 광산 개발·제련을 위한 공동 연구 개발 확대 등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우리 기업들도 필리핀 광물자원 개발, 에너지 사업 참여 등 공급망 협력을 위해 지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오후 진행된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을 계기로 한국경제인협회-필리핀상공회의소 간 MOU, 한국 농기계 산업단지 건설 MOU, 필리핀 군 현대화 프로그램 협력 MOU 등 14개 문서도 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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