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유명 병원장이 환자 수십명에게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포함한 마약류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 의약품)을 투약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하얀색 때문에 ‘우유주사’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프로포폴은 위 내시경 검사와 같은 수면 마취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2009년 유명 팝가수 마이클 잭슨의 사망 원인으로 알려졌고, 국내에서도 오남용 사례가 주목 받으면서 2011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마약류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는 마약류 관리법 및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50대 의사 A씨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던 피부·성형외과 병원에서 진료기록부에 제대로 기록하지 않고 환자 30여명에게 수백 차례에 걸쳐 마약류 의약품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아내도 지난 4월 프로포폴 중독으로 자택에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씨는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해 시신을 조사하는 검시 전 아내의 자세를 바꾸는 등 검시를 방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받고 있다. 경찰은 투약 기록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허위 보고한 혐의 등으로 A씨가 운영한 병원 관계자 2명도 입건했다.
A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20년 가까이 피부·성형외과 병원을 운영하다가 폐업하고 강남 지역의 다른 병원에서 진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